ranny day seoul
새벽에 일어나 쳇 베이커의 노래를 한참 들었어.
50여분의 플레이리스트인데 질리지가 않더라고
뉴욕 감성이 밀려왔지. 붉은 낙엽이 바닥을 뒹구는 거리 베이글 우디 알렌의 영화들 그리고 티모시 살라메.
지금 ranny day seoul 느낌이라 한 없이 우울해지더라고 그래도 싫지 않았어. 그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밀려오는 이 느낌 이 감정이 오랜만에 느껴지는 것들이라.
어제저녁 수업을 하러 갔었어, 학생에게 글을 쓸 때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로 말하지 말고 ‘보여주는 글’을 쓰라고 했어. 그럼 글이 더 독자에게 다가설 거라고.
그런데 요즘 내가 내 마음을 말하지 않고 보여준 사람이 있었거든... 입으로만 말하진 않았지만 나의 모든 행동은 '너와 친밀해지고 싶다' 였는데 그걸 그가 아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지 잘 모르겠어. 난 성격이 급한 편이거든. 그리고 할 일이 아주 많아 그래서인지 그와 빨리 ‘어떤 관계’가 되고 싶었어 내 마음 편하려고 말야. 그런데 뭐 연애가 혼자만으로 되는 건가? ‘ 두 사람간 마음의 흐름’ 이잖아.
그러다가 마음에 까만 구름이 가득 찬 거처럼 답답해졌어.
이젠 그를 향한 나의 그런 마음을 그만 내딛으려고.
아 자존심 따위는 없어. 누굴 좋아하는데 왜 밀당을 해?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얼마나 힘든데!
그런데 ‘안 되는 건 안돼’
만나고 헤어지고 외로워하고 그리워하고 잊고 잊혀가는 연애의 서사를 온몸으로 부딪혀보니 이젠 알겠더라. 네가 그 사람이 아무리 좋고 스스럼없이 마음을 보여줘도 안 되는 건 안 돼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라고 말하지 않은 건 정말 정말 그 사람의 눈을 보면서
나의 말에 반응하는 그 사람의 몸짓을 보면서 말하고 싶었어.
그러지 않은 이유는 내가 알겠더라. 너는 아니었다는 걸.
그래도 나는
네가 보고 싶어서 울어도 봤고
너랑 흔치 않은 대화를 해 봤고
너의 따뜻한 손을 잡아봤어.
그리고 너는 내가 보여준 호의를 받고 " 평생 간직 할게요 "라고 예쁘게 말해줬어.
아! 그런 사람은 내게도 평생 처음이었어.
나의 마음으로 너와 어색해지는 현재형을 택하기보다는
나는 오늘 아침 쳇 베이커의 노래를 들으며 생각했지.
오늘 내릴 비와 함께 너를 떠나보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