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로 인해 나는 아침에 뛰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by 강경아


2022. 10월 10일 비...

어제의 deep 한 기분을 덜어내고자 뛰려고 했는데

날씨 탓에 못 나가게 됐다. 우산을 쓰고 걷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바닥을 힘껏 차고 발바닥과

허벅지에 순간적인 힘이 펌핑되면서

심장이 쿵쾅거려야 한다.

심장이 순간적으로 빨리 뛰면

'살아있다'라는 기분이 파도같이 거세게 밀려온다.

물이 무서워 수영을 못하는 내가

지면 위에서는 공기를 차고 힘껏 내달린다.


너를 다시 만났을 땐

처음 봤을 때보다 '예뻐 보이고' 싶었다.

너는 매일이 여름인 곳에서 사는 사람.

나는 사계절이 시간에 따라 흘러가는 사람.

너는 순간에 있는 사람.

나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있는 사람.

그 시간을 건너가 너를 다시 보게 된다면

무조건 예뻐 보이고 싶었다.

집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결심했다.

뛰겠노라고

다시 만나면 다른 사람이 되어 보이겠다고.

그러면 처음 봤을 때보다 나를 다르게 볼 거라는 희망을 안고.

그 결심을 이제 바꿔야 한다.

'나를 위해 뛰겠다' 라고.

목적이 달라졌다고 이 좋을 걸 포기하겠다고?

새벽에서 아침으로 가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가

새벽 상점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아직 헤드라이트를 켜며 달려가는 자동차를

힘 있게 걷고 뛰는 사람들의 하루 시작을 지켜보면서

그 안에서 하나가 되는 나를 고작 실연 때문에 관둘 수는 없지.


박준 시인의 말처럼 '운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너로 인해 나는 아침을 뛰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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