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최선의 순간들

독립출판의 맛

by 강경아

'거의 왔어! 마지막 몇 줄만 쓰면 끝이야'를 부르짖으며 2019년에 소설집을 끝맺음했었다. 5년 만에 다시 원고를 보니 또 끝이 아니다. 당시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독립출판의 기쁨과 슬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소멸돼도 아마 입에서 입으로

가슴속에서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이야기'는 오래 살아남는다. 그 이야기가 책이란 그릇에 아름답게 담기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감동스럽다. 처음 독립출판을 할 당시, 무조건 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달려 책의 완성도나 정작 책에 대한 감정이 옅었던 듯하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 책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어 기쁘다. 이젠 책=나라는 생각보다 책 =분열된 또 다른 나라고 느낀다. 나의 사랑하는 세 개의 책은 다른 표지와 사이즈 내지 편집을 걸쳐 다른 책으로 변화를 할 예정이다. 처음의 모습이 사라져 슬프지만 이 것 또한 기쁨이다. 애초에 책이란 작가 혼자만의 소유가 아닌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아름다운 외피와 읽기 좋은 편집은 필수일 것이다.



제작자여! 교정교열의 지루함을 견뎌라!

내가 글을 지금껏 쓰고 있는 큰 이유가 바로 내가 쓴 글이 재밌기 때문이다. 독자 반응 또한 재밌다는 것이었고.


아무리 재미있는 글이라 할지라도 여러 번 읽으면 괴롭다. 그렇지만 나의 괴로움을 디딤돌 삼아 독자의 가독성에 속도가 붙는다. 좋은 교정교열자란 독자로 하여금 글이 잘 읽혀 페이지가 슉슉 넘겨지는 것이라.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화면+ 종이출력+ 가제본으로 트리플 체크를 해가면 오탈자나 매끄러운 표현으로 고치려는 노력을 한다.

다시, 최선의 순간들

초고보다 고쳐쓰기가 낫고 고쳐 쓰다가 좋은 표현이나 문장으로 나아갈 때 이젠 희열을 느낀다. 글쓰기 초보의 순간들은 머릿속에 엉킨 실타래 글을 내뱉기 급급했다면 이제 그 실들을 잘 엮어 책 위에 잘 배열하는 데 마음과 정성이 쏠린다.


그저 책인데 다시 최선의 순간들을 마주하는 요즘이 참 좋다. 그리고 다짐한다. 예전보다 더 나은 장점을 가진 책으로 독자와 소통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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