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립출판으로 총 3권을 출판했다. 2권의 에세이 그리고 한 편의 소설집. 최근에 이 책들을 리뉴얼하는 중이다.
그중 소설집 여자들이 사는 도시를 교정하는 중인데 아무리 허구의 이야기여도 곳곳에 나의 본모습이 투영된 것을 발견하고는 피식피식 거리고 있는 중이다. 예는 들면 아래 글 그레이 러브 중에서 여주인공 윤의 모습을 묘사할 때
한은 욕실 문을 열었다. 세수하면 윤이 깜짝 놀리 제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 한이 기타를 메고 해낼 쭉 웃음 짓고 있었다. 민 얼굴에 당황한 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런 윤이 귀엽다는 듯 한이 나갔다 올게" 하며 문을 나섰다. 동네잔치에 기타로 여흥을 돋우기 위해 나가는 참이었다.
다른 멤버들은 어젯밤 술 여파로 일어나지 못했다. 낯선 곳에서 못 자서 일찍 일어난 탓에 한과 마주 치 게 되었다. 왠지 윤은 소녀처럼 가슴이 가볍게 뛰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부대껴서 뛰는 것이
아닌'딩동'하고 기분 좋게 쿵쾅거렸다. 몇 달 전 크리스마스 파티에 가지 않았다면 윤은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날이 지금까지 연결이 된 것이다. 엠티를 그의 고향 쪽으로 간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곧 못 볼 사람. 그 생각을 하면 무리 속에서 불안해지는 윤이다. 더는 모임은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한이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가 머물기엔 모임은 잔잔한 호수 같았다. 누군가가 호수의 파문을 일으켜 주기만을 바랄 뿐이지 스스로 역풍이 될 생각이 없는 소심한 윤과 멤버들.
노랗게 마크한 부분을 내게 이입하면 말이다.
현실의 나 또한 내 심장을 딩동하고 쿵쾅거리게 하는 남자를 원한다는 점이다. 이 그레이러브는 짝사랑을 하는 윤에게 나의 어떤 시절의 대부분을 이입시켜 쓴 단편소설이다. 실은 나 또한 기타 동호회에 갔다가 한눈에 반한 이가 있었으니 픽션소설일 수 있겠다. 윤은 여기서 금사빠에 빠진 다소 귀여운 캐릭터로 나오는데 이것도 나의 모습 중에 하나임을 고백한다.
단편소설을 초창기에 쓸 적에 내 나이 20대 후반에서 서른 초입 아직은 내 안의 글 재료가 넘칠 때였으니 나를 소재로 한 글들이 그 첫 시작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나의 데이터 발견췍!ㅎㅎ
그녀가 헌신하는 남자들의 선물이다. 주변에 서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사는 민, 여권신장을 부르짖는 이 시대에 심하게 역행하는 것도 민 자신 사랑받고 사랑 주는 행복한 연애를 하는데도 왜 늘 피곤한지 애써 알려고 하지 않았다. 뭔가 아주 사소한 무언가가 결핍되었던 것만 인지할 뿐. 그러나 그런 연애 패턴을 강제 종료 해야 했던 일이 벌어졌 알 다. 마치 무협 활극처럼 서른을 넘어 두 해 민이 연애안식년을 강제선언 당할 수밖에 없던 그날!
발단은 회사 사장이었다. 시작부터 잘못된 것은 맞지만 민 자신이 욕하면서 봤던 아침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자신이 될 줄은 몰랐다. 착한 역이 아닌 불륜녀역에 캐스팅될 줄이야.
여자들이 사는 도시 1을 처음 쓴 나이가 서른두 살이었다. 이 글을 교정하는데 또 피식피식 했다.
32살 나이의 예민함 날카로움 자극성을 두루 넣은 소설이며 내 첫 허구 소설이다. 주인공 민은 나의 성격 그 어디에도 없는 부분만 따로 모아 만든 인물이다. 그럼에도 노란 마크를 보면 내가 몇 살 때 이 글을 썼는지 기억이 되살아 났다. ㅎㅎ
내가 쓴 여러 소설 중에서 가장 다채롭고 등장인물이 많으며 그 후편이 있을 정도로 소재가 풍요로운 소설이다. 나는 등장인물에게 외자 이름을 주는 편인데 타이핑하기도 편하고 더 소설다운 이름 같아서이다. 사실 이 민이라는 여자의 풀 네임은 따로 있다. 이정민이라고. 무언가 특별함을 주고파서 외자로 계속 불렀다.
이런 소설 뒤 비하인드가 반응이 좋다면 종종 풀 생각이다. 또 다른 소설을 얼른 쓸 시기와 타이밍이 왔으면 좋겠다. 사실 소설을 쓸 때 내가 더 전지적인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글 제목은 박소은의 너는 나의 문학에서
영감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