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즈했던 날들이여 안녕!
다시 삶의 엔진을 켜고 전진
1. 가끔 살아가면서 눈에 불을 켜고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시기가 있다. 입시나 그런 거 말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그 목소리가 분명해 모든 상황은 흐릿한데 내가 그 상황자체를 만들어가는 느낌말이다. 종교는 없지만 달란트=하늘이 내게 준 재능이 뭘까? 어릴 때부터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내향적이었지만 말하기를 잘했던 아이, 스스로 한글을 깨친 아이, 유독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 커서는 책을 읽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 결국 취미가 독립출판이 돼버린 사람. 지난 글에서 집요함에 대해서 썼는데 책을 만들던 내 눈빛은 돌아버렸었고 ㅎㅎ 그 당시의 나는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강집요였단다.
2. 사실 그런 집요한 시기를 다른 말로 바꾸면 활력의 시기 즉 내가 인생의 멱살을 잡고 간다는 느낌이 강해서 인생에 할 일이 많을지언정 에너지가 넘쳤다. 첫 책을 만들던 2017년은 금융스타트업을 다니면서 퇴사를 병행했다. 크리스마스를 인쇄소에서 기름냄새를 맡으면서 맞았지만 내 마음은 앞으로 첫 책으로 빚어질 미래를 생각하며 기쁨으로 흘러넘쳤다. 그리고 2번째 3번째 책들은 악명 높은 더위로 지금도 회자되는 2019년에 차례로 나왔다. 책을 만드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글쓰기 강사로 도전해 22년까지 플랫폼 강의와 오프라인을 함께했다.
누군과와 사랑에 빠져 그 사랑이 다하는 유효기간이 3년이라고 한다. 아무리 열렬히 사랑해도 말이다. 그런데 나는 책을 쓰고 글을 가르치고 알리는 열정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정상 출판과 강사는 잠시 멈춤이지만 이건 정말 쉽지 않다.)
3. 지난 직장일은 남들 눈에는 힘들어 보이지만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그것이 내게는 그게 축복이자 독이었다. 처음에는 휴게실에서 엎드려 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했지만 그 시간들이 점점 지루했고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에 빠지고 열정적인 시간들을 세포하나하나가 팔딱거리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나의 옛 과거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지인들에게 얘기하면 여유로여서 좋겠다. 꿀보직이라면서 부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일상이 루즈해버리고 두부처럼 흐물 해져버리는데!
편했지만 루즈했던 전 직장을 퇴사를 했다
나는 다시 삶의 엔진을 켜고 전진하려 한다. 새롭게 들리는 나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서. 하루키의 글처럼 어딘가에서 울리는 북소리를 따라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