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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Mar 27. 2024

언젠가는 대표작을 쓸 테야!

차곡차곡 삶을 밟아가며

새벽 4시가 넘었다. 여기는 포항 출장 중인 숙소. 여동생은 고단한지 옅은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고 난 전날 마신 다크 아메리카노 덕분에 잠들지 못하고 있다. 실은 전날 상담 때 고객 음료를 잘못 주문해 그걸 내가 마셔서 그렇다ㅡㅡ 난 카페인에 워낙 약해 오후 늦게는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 데도 그렇다고 돈 주고 산 커피를 버릴 수는 없으니...

최근 시작한 일 외에 나의 최근 이슈는 새로 구독한 김영하 작가님의 뉴스레터와 임경선 작가님의 신작 소설이다. 두 분의 팬이기도 하지만 내 오랜 롤모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왜 글 쓰는 사람들은 글로 밥 걱정을 해야 할까? 독립출판부터 글쓰기강사 하던 시절부터 늘 하던 생각이다. 해서 자연스레 유명한 작가들은 어떻게 생활을 유지하시나로 관찰하게 되었고 모두가 알다시피  위의 두 분은 인지도로 해결하셨다. 그렇다. 모든 건 인지도로 통한다. 독립출판계 또한 나와 같이 시작했어도 현재 이름을 알리고 강연이나 강의를 하고 있는 작가들은 인지도로 살아가고 있다.


현재 내가 보험일을 하면서도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는 일을 놓지 않는 것 또한 글 쓰는 습관과 그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내 직업은 더구나 다양한 사람들과 전국을 돌며 만나는 일, 글 소재가 이전보다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서울이 아닌 다른 공간을 돌아보니 뭐랄까? 색다른 공간감과 새로운 공기에 기분이 새롭다.


어제 화요일은 김영하 작가님의 레터가 발송되는 날이었다. 화요일 하면 직장인들에겐 일이 많아 화나는 화요일이지만 작가님의 레터가 발송되는 화요일은 기대감이 느껴진다. 어제 읽은 레터는 타인에게 환대받는 생일이라는 소재를 작가님 특유의 문체로 보내주셨다. 그리고 독자고민참여코너가 있어서 출퇴근 왕복 세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작가님 특유의 우문현답을 말씀해 주셨다.


임경선 작가님은 신작 소설을 내셨는데  '홍보'가 고민이신지 그에 대한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셨다. 작가님의 에세이는 거의 빼놓지 않고 봤는데 소설은 잘 안 봤었다. 손이 안 갔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이번참은 구매평도 좋고 응원으로 사서 읽고 싶다. 실은 내가 쓰고 싶은 장르는 소설이기 때문이고 에세이와 소설을 둘 다 써본 입장에서 소설이 에세이보다 세네 배는 작가의 공임비가 더 들어간다. 또한 스트레스 또한.



내가 한창 작가에의 열병을 앓았던 시절에는 무조건 신춘문예를 통한 등단 밖엔 없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독립출판, sns를 통해 작가가 되기가 쉬워졌다. 그래서 그 수혜를 나도 입었지만 여전히 작가는 책만 내서는 밥 먹고 살기 힘들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선 인지도를 올리던지 다른 사이드 잡으로 생계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일해서 삶의 기반을 좀 닦고 불안감을 낮추고 다시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던지 할 생각이다.


나는 그렇다. 적은 경험이지만  글로 살아갈 수 있나를 3년 정도 실험을 했었다. 그런데 생활인로 살아가기엔 그 돈이 많이 모자랐다. 그럼  그 생각과 고집을 계속 부려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게 맞을까?

후일을 도모하란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늘 숨 쉬듯 언제나 내 결심을 벼리고 있다. 언젠가는 대표작을 쓸 거라고! 그래서 지금에 충실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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