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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Feb 21. 2016

비관주의자의 행복 찾기

작은 성취를 디딤돌삼아 큰  성취로!~ : 글을 쓴다는 것

든 써클 로 구름 위의 꿈을 현실로 끌어올리기까지

 ( 오바마 행정부의 승리를 이끈 전략의 일등공신 '사이먼 시넥' 강의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  우리는 어디서 마음을 움직이는가?


 글을 쓰고 싶었다...

시도도 해봤다...

그러나 실패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내게 재능도 ,  인내심도 ,  무엇보다

절실함이라는 동력도 없었다 몰입도  안됐다... 현실적인 문제들로도 벅찼다

내겐 유니크함도 창의성도 없었다 무엇보다 끈기가 부족했다

작년 10월 소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성급하게도 마지막 시도 또는  '발악'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초조했다 무언가 돼야 할 텐데... 말이다 오래전에 써놓은 글을 한 달 동안 고쳐 썼다

괴로웠다

내 글이 너무 그지 같아서, 내 눈에도 여기저기 구멍이 보였다

욕심에 집착이 더해져 원본이 마음에 안 들어 다시 이야기를 해체해서 조금 더 살을 덧대고

원본에 분량을 더 늘인 것과 원본에 다른 에피소드 살을 덧붙여서 두개의 단편을 완성했다

글의 분위기에 조금이라도 시크함 을 흉내 내려 노력했다 요즘에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니까 그런 것이 좀 더 쿨함에 가까우니가 말이다 그리고 소비되니까

더 이상은 나만 보고, 나만 소장하고 싶지 않았다 내 글을 통해 나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소통을 하고 싶었다 더 이상은 혼자만의 세상에 있고 싶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정이현의 소설 속 여자들을 동경했었다 현실에서는 '쌍년'이지만 내게는 워너비 같은 여자들이었다 그녀들은 내 또 다른 자아의 모델이었다 현실에서는 위악적이고 어리석고 , 악랄하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욕망에 솔직했으며 늘 머릿속에서 놓지 않으면서  방해되는 것들은 가차 없이 제거하며 가졌다

그래서 내 글들은 그런 워너비에 나 자신의 모습을 체화해서 만든 내 새끼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쓴 글은 누더기 같았다 조금도 예뻐 보이지도 않고 기특해 보이지도 않았다

어디 내다놔도 영 개운치 않는 시원치  않는...

아픈 손가락 같은 내 새끼였다

그렇게 고치고 또 고친 글을 응모를 했지만 기대도 안 했다' 포 To the 기 '

이 말만 가슴에 가득 들어찼다  공허했다... 아팠다... 나는 안되나 보다

... 비관주의자답게 쉽게 절망이라는 감정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미련스러워서 '미련'이라는 말이 나왔나 싶다  그러면서도 좀 더 가벼운 글쓰기 공모전을

계속 찾아보고는 있었다 우연히 서울마을 이야기 공모전이 눈에 띄었다 분량도 A4 1장 달랑 한 장!

한 달 동안 단편소설 두 편을 쓴 몸이 나였다 분량은 솔직히  껌이었다!

그런데 소재가  문제였다... 삭막한 우리  동네에... 마을 이야기라고 타이틀로 할 만한  소재가... 있을까 싶었다 그러다가 2년 전부터 했던  동네 뜨개질 모임이 생각났다 생각은 있었지만 소설 공모전에 힘을 쓴 터라 쓸 생각도 안 했다 동생이 '그냥 '  써보라고 했고 '그냥 ' 부담 없이 응모해서 보냈다

그런데 포기라고 배수의 진을  친 그 시점에 당선 소식을 들었다 그저 주변에 느낀 소소한 것들을 꾸밈없이 보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얼떨떨했다...  내가? 그냥 물음표만 나왔다

특선이란 상을 받았고 부상으로 경제지 1년 구독권을 받았다 신문이 집으로 배달되어 내 손에 쥐어지게 되면서 느껴지는 그 수 많았던 감정을 글로는 다 표현이 안된다 감동받았다 나에게서! 정말 나에게서 

네가 그렇게 맘고생하고 원했던 것을 경험하게 되는구나 네가 기어이  해놨구나!...

다 아니라고 했는데 기어코 해냈구나 심리적인 흥분상태에 벗어난 후에 조용한 깨닫음이 다가왔다

누구의 스타일을 따라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는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어렸을 때 봤던 작은아씨들이 문득 떠올랐다 둘째 조는 소설가를 꿈꾸지만 좌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에 자신의 가족을 모델로 한 소설을 썼다 가장 자신이 잘 알고 익숙한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조는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자신만의 스타일의 글을 써서 말이다 나 또한 그런 방식으로 이루었던 것이다 내가 얼마나 교만했었는지에 대한 깨달음도 같이 왔다 틈틈이 글을 썼지만 그리고 온라인에 몇 편 올려서 호응도 받았지만 그 글들은 내가 동경하는 작가들의 여러 스타일을 동경했던 것일 뿐!  글을 쓴 후에 봐도 , 시간이 지나고 본 후에도 어디선가 본거 같은 데자뷔가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나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었어야 하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김희애 박근형 주연의 단막극을 본 기억이 있다 '나목'이라는

박완서라는 사람이 쓴 글이 원작이었다 어른이 되어서 박완서를 더 파고들었다 40살이 넘어서야

등단을 했다고  그 후 꾸준히 글을 썼다고 그의 글도 좋았지만 그 40살이라는 마지노선이 좋았다

나도 마흔이 되기 전에 돼보자 어렴풋이 그런 결심 비슷한 것을 했다

여러 명의 저자와 같이 묶이는 책지만

내 이름과 글이  활자화되어 책으로  나온다니...

나도 그 마지노선을 통과했다... 그저 결심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마음속으로 되뇌던 소망이 각인됐던 것이다

연이어서 다른  깨달음도 조용히 다가왔다 하나만 고집하지 말자 최선이 아니면 차선도 있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지난 소설 공모전과 수기 공모전에 대한 것들에 대해 천천히 복기가 됐다

전자는 조급함과 내 욕심이 더해져 온전한 글쓰기에 집중을 못했고 무엇보다 상금과 인지도에 눈이 멀어 내가 쓰고 싶은 글의 방향보다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얼까 하며 나름 머리를 쓰다

망한 격이었고

후자는 그저 편한 맘으로 내가 겪고 느낀 일상을 동네라는 것에 포커스로  맞추어 썼던 것이다 내가 속한 세계에 대해 겉멋을 들일 필요도  없을뿐더러 포장을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일상에 대한 것이 소재였기 때문에 담백하게 썼을 뿐이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예전 카피가 떠올랐다

글은 그저 글이다 어렵게 쓸 필요도 없고 허세를 부릴 필요도 없다

내가 느낀 그대로, 쓰고 싶은 그대로 자연스레

내 머릿속 목소리가 들려주는 것을 손가락이라는 물리적 힘으로 받아 나오는 것이 글이다

나는 본재료보다 부재료에 더 신경을 요리사였기 때문에 소설공모전에서 결과가 없었다 사람들이 맛집에 메인을 먹으러 오는 거지? 수프나 피클을 먹으러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정이현 소설 속 여자들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내 고유의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완벽함과 조급함이 오는 마음의 경직 탓에 나는 그 예전부터 한 줄도 쓸 수 없었고 나 스스로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마지막 한 번 더  도전하지 않았다면  브런치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예전의 싸이클로 돌아가  냉정히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그저 감정적 폭탄만 자신에게 퍼부었을 것이다

비관주의자는 긍정주의자들보다 더 행복에 대한 자극에 강하다 그래서 만족도로 높다

내가 맛본 행복감은 정말 강렬했다 정말 원했던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살고 있다는 생생함을 느꼈기 때문에 ~!

컴퓨터의 스크린을 온전히 나 혼자만이 감당하는 것은 부담감이 밀려오는 일이지만,

그 스크린에 내가 쓴 글들이 역동적으로 다가올 때 그 교감의 충만함이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를 일이다 내가 그것을 원했고 이루었기 때문에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간절히

꾸준히

마음속에 늘 각인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작은 성취를 디딤돌 삼아 큰  성취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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