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글쓰기라니

제작비 걱정 ㅠㅠ

by 강경아

하필 글쓰기라니


작년에 첫 책을 만들 때도, 독립출판업계 작가들 앞에서 한숨 쉬듯 내뱉은 말이 “하필 글쓰기라니!”이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이, 오래 시도했던 일이 글쓰기임을 자조하는 말이었다. 그 길이 많은 에너지와 감정과 돈까지 드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돈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을 내도 돈 걱정이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겨우 책 한 권 냈을 뿐, 이름도 알려지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내게 원고의뢰나 강연 요청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기에 모든 일이 다 고민이었다.


두 번째 책을 만들려는 지금도 제작비 걱정하고 있다. 표면은 돈이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속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면 바로 이거다. 어렵게 찾은 행복과 자아성취를 느낄 수 있는 ‘이 길을 오래 하고 싶다!’라는. 나는 꾸준히 글도 쓰고 책도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이 지속하기가 힘들어’가 가장 큰 이유다. 사실상 올해부터 첫 책의 홍보 활동과 입고를 병행하는 가운데서도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 다음 책이었다. ‘첫 책’을 내니 사람 마음이 다음 책도 만들고 싶었다. 아직 내게는 내 마음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귀 기울여주는 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급해졌다.


어떤 소재로, 어떤 장르로 어떤 사람들에게 읽힐까? 하는 고민의 연속들. 책을 입고하고 다닐 때도, 눈빛을 반짝이며 내게 호의를 보인 사람들에게 ‘작가님’ 호칭을 들었다. 오글거리고 쑥스럽고, 몸 어딘가가 미친 듯이 가려웠다. 무릇 작가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인데, 나는 아니었으니 마음이 불편했다. 봄과 여름 사이 나는 책 판매담당자에 가까웠다. 한 번에 여러 일을 못 하니 입고가 우선이고, 온라인 반응이 먼저였다. 나름 어렵게 들어온 이 세계의 즐거움에 흠뻑 취했다. 물론 책 리뷰를 다 찾아봤다. 놓칠 수 없는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다음 스텝을 밟아야 했다. 바로 두 번째 책을 만드는 일.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갈피를 못 잡는데, 다른 제작자들은 중심을 잘 잡으면서 다음 책을, 꾸준히 이어 가고 있었다. 조급함과 자책감에 마음이 힘들었다. 그래서 ‘하필 글쓰기라니’라는 말이 나왔나 보다.


지금은 붕 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다음 책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글쓰기다!’라는 마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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