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독자 사이

내 목소리를 내고 싶다

by 강경아

오래 묵혔던 마음속의 말들이 활자로, 문장으로 나온 말이 책이었다. ‘내 목소리를 내고 싶다.’라는 간절한 마음. 아무리 힘들고, 몸이 아파도 꼭 이루고픈 간절함! 내 책의 8할은 그런 마음의 부산물이다. 세상의 반응이 어떻든. 하나로 묶인‘책’이라는 소유물을 갖고 싶었다. 그 인정욕구라는 건 아무리 멀리해도, 빙빙 돌아도 나를 따라다니며, 마음을 쿡쿡 건드려 아프게 만들었다. 이렇게 망설이다가 영영 못 만날 거만 같았다. 그러다 2016년 한 독립서점에서 만났다. 내가 책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작디작은 가능성’을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책이 나왔다. 그로부터 파생된 여러 활동이 독자와의 만남도 갖게 해 주었다. 전혀 모르는 남인데‘책’을 통해 만나니 왠지 내면 깊숙한 곳부터 친밀감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내가 책으로 말하고자 했던 목소리와 의미를 독자가 공명하여 리뷰에 올린 것이다. 마치 텔레파시처럼 말이다.


이상하게 내 책은 제주에서 특히 리뷰가 많이 올라온다. 이유는 책의 초입에 모든 걸 등지고 현실을 피해 제주로‘도망’치려 했다고 고백하던 글이었다. 그 부분에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해 준 거 같았다. 현실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대변한 문장에 공감을 얻었다. 조금 부끄러운, 감추고 싶은 나의 마음에 독자의 공감을 얻은 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 책 제목을 고심했을 때가 많이 생각난다. 백수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았다.‘잉여’라는 건 숨구멍 또는 여유로 느껴졌다.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그 시간을 꿋꿋하게 같이 버텨보자는 의미로 ‘동네에 남아도는 아가씨’라고 지은 것이다. 괜스레 자신을 비하하지 말자는 의미로. 우리는 시간과 에너지가 남아돌 뿐 세상에서 비켜진 존재가 아니라고. 가능성을 가진 각각의 소중한 존재라고 말이다.


이 지면을 통해 여전히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책을 많이 얘기해주시고, 사랑해 준 독자들에게 다시금 감사함을 느낀다. 그 응원으로 이렇게 후일담을 엮어 책을 만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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