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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 Mar 27. 2023

인공지능 정치인 vs. 현실 정치인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미래의 변화이다. 근 미래에 수많은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의 두뇌가 급속도로 축소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전화번호를 외우거나, 간단한 암산을 하는 것, 무언가에 오랜 시간 주의집중 하는 것이 어려워졌는데, 인공지능은 훨씬 더 전방위적으로 사람이 머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 것이고, 그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평균적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쓰는 방법도,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방법도, 코딩을 하는 방법도, 외국어를 배우는 방법도 잊어버리게 되고, 나아가서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물론 지금도 많이 잃어버리긴 했지만)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만약 인공지능이 언젠가 인류를 대신해서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면, 그것은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뛰어난 의식을 가지게돼서라기 보다는, 사람의 의식하는 능력이 급속도로 퇴화하면서 일어나게 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라는 추론을 해보는 것도 가능하겠다. 



하지만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간일지라도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텐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약간은 디스토피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던 일론머스크의 뉴렁링크 사업이 어쩌면 인류라는 종이 기계와 공진화를 선택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그런 날이 온다면 엄청난 러다이트 운동이 올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럼 인류는 모든 기술 문명을 거부하고 60~70년대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자기들만의 커뮤니티를 건설해서 살아가는 러다이트족과, 기술 발전을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급기야 기계와의 공진화까지 선택하여 호모사피엔스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종으로 진화하는 사이버펑크족, 기본소득을 통해 생계를 해결하고, AI를 통해 쾌락을 해결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기본소득족 정도로 나뉠 수 있지 않을까. 



아, 그리고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리 AI가 발전한다 해도 정치라는 영역만큼은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만약 누군가 나에게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의사 결정하게끔 프로그래밍 된 AI 정치인과 현실 정치인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누굴 고를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큰 고민 없이 AI 정치인을 고를 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요즘같이 정치인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는 시기에는. 



아무튼, 정말 재미있고 소름끼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시기에도 마음의 평화를 가질 수 있는 것은 2500년 전에 태어난 붓다가 인류에게 전달한 가르침인 판단 분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지혜라는 것 또한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고 할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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