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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 Dec 12. 2019

명상, 진정한 자유로 향하는 유일한 길 (3)

빠쇼는 쉬운 예시를 통해 명상의 복잡한 원리를 설명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도대체 언제 이너부다를 만날 수 있냐고 징징거리는 나에게 빠쇼는 고양이와 쥐의 예시를 들어주었다. 


고양이는 나의 이너부다, Self Awareness, Sati, 알아차림이다. (모두 다른 단어지만 결국 모두 같은 의미이다. 이게 바로 경험을 언어로 바꾸는 것의 한계이다...) 

쥐는 나의 마음, 생각, 에고이다. 


지금 나의 경우에는 고양이가 너무너무 작아서 (ㅠㅠ) 쥐를 잡아먹을 수도 없을 뿐더러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고양이를 살찌우는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명상.. 그냥 끊임없이 명상을 하면서 고양이를 더 크게크게 키우면 된다. 고양이가 어느정도 크면 알아서 쥐를 잡아먹는다. 내가 시키지 않아도 (사실 시킬 수도 없다. ㅋㅋ) 명상이라는 먹이를 꾸준히 주면서 고양이를 키우면, 고양이는 알아서 쥐(나의 마음, 생각, 에고)를 다스린다. 그러니까 고양이가 보이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아라. 너는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고양이에게 제대로 밥을 준적이 없다. 그러면서 고양이가 보이지 않는다고 징징대고 있다. 꾸준히 수련해라. 그럼 너가 원하지 않아도 명상이라는 먹이를 먹고 커진 고양이가 나타날 것이다. 


이 예시 속에 왜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나의 이너부다를 만날 수 없었는지에 대한 모든 답이 들어있었다. 

한 번도 고양이 먹이를 준적이 없는데, 고양이가 왜 안보이냐고 징징대고 있었다니... 내가 할 일은 고양이 밥주는 것밖에는 없구나.... 


그렇게 열심히 고양이 밥을 주며 5일 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두 달간의 긴 안식휴가를 끝내고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사실 5일 간의 명상이 끝나면 엄청나게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드라마틱하게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 좀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너부다를 만나러 갔는데, 내 이너부다가 엄청나게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만 배워오다니...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명상이 끝나고 돌아온 일상에서의 행복감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 행복감은 뭐 엄청난 것이 아니라 그냥 순간순간 존재함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만족과 즐거움 같은 것이었는데, 일상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본 건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5일 간의 먹이주기 명상 수행을 통해서 내 고양이도 아주 조금은 커져있었던 것이다. 


마침 명상이 끝나는 날은 나의 2달간의 안식휴가가 끝나는 날이어서 바로 다음 날부터 출근을 해야 했는데, 당연히 제대로 처리될 거라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도 처리가 안되어있거나 내가 생각되었던 대로 처리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들을 맞닥트렸는데도 화가나는게 아니라, 한발자국 물러서서 실망한 내 마음을 바라보고 그래 이제부터 하나씩 다시 바로잡으면 되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난 것이다. 


즉, 일상에서의 일어나는 여러가지 드라마와 하나되지 않고 반 발자국 정도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겼달까? 그리고 그렇게 거리를 두기 시작하니 그 전에 나를 화나고 좌절하게 했던 일들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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