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i Jan 17. 2021

주말의 기록

뇌과학, 니체, 서울숲, 리추얼. 

글쓰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적어보는 간단한 주말의 기록. 


1. 뇌과학 강연 

뇌과학 강연을 들었다. '재미없어'로 시작해서 '대박이다' 로 끝난 강연.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들. 


좌뇌, 우뇌를 넘어서 인간의 뇌를 나누는 또 다른 방식은 시작하는 뇌와 반복하는 뇌로 나누는 것.  시작하는 뇌는 학습, 의지력, 의욕, 자아를 담당, 반복하는 뇌는 습관을 담당한다. 시작하는 뇌는 목표를 설정하게 만들지만, 결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복하는 뇌가 필요하다. 탁월함을 위해서는 반복의 뇌가 필요한 것. 


이 때 중요한 것이 상황의 힘. 삶을 결정짓는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라 상황이다. 상황을 나의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언가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그것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불확실한 보상을 설계해야 한다. 


인간의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석기 시대로 되돌아 가야한다. 그 당시 인간은 사냥을 해야 생존할 수 있었다. 사냥은 확율이 매우 낮은 게임. 사냥을 잘하려면? 충동적이어서는 안된다. 흥분하면 안된다. 흥분하면 도파민이 방출되는데 이는 사냥의 확률을 낮춘다. 흥분스위치를 어떻게 끄지? 리추얼이 바로 해답. 리추얼의 결과로 고요함과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럼 리추얼은 무엇일까?  리추얼이란 정교하게 설계된 습관. 제례나 의례, 종교 의식등이 아주 정교하고 복잡하게 설계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의 삶에 더 밀접하게 습관으로 들어간 종교일수록 더 오래, 넓게 퍼져나갔다. (이슬람이 좋은 예시, 매일 5번 메카를 향해 절을 해야 한다.) 


우연찮게 밑미의 리추얼이 왜 중요한지, 어떤 부분을 좀 더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2. 서울숲 산책 

서울숲이 걸어서 5분인 집으로 이사오니 (환경의 변화) 산책하는 횟수가 늘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산책을 했다. 일요일에는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탔다. 역시 환경/상황이 중요하다. 재택을 하더라도 하루에 한 번은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새해 목표 중 하나인데, 지금까지는 잘 지키고 있는 중. 

겨울에도 이렇게 좋은데 봄/여름/가을은 얼마나 좋을까? / 서울숲

3. 니체

주말에 틈틈히 서울대 박찬국 교수님이 쓰신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을 읽었다. 니체가 이야기 한 모든 것들에 동의하는 바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로마 시대의 신을 긍정하는 것과 예수나 부처에 대한 그의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음), 확실히 그의 사유를 통해서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내 안의 '허무' 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나는 허무감을 정말 자주 느끼는 편인데, 니체가 이야기 한 허무감이 내가 느끼는 허무감과 매우 비슷하여 놀랐다. 니힐리즘... 확실히 나는 니힐리즘의 상태에 굉장히 오래 빠져있었다. 낙타의 단계를 벗어나 사자의 단계에서 한 동안 만족을 느끼고 뿌듯했지만, 그러한 뿌듯함은 오래 가지 못했고, 나는 종종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허무감에 빠져있었다. 결국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의 단계로 건너가야 한다는 것. 의미를 물어볼 필요가 없이 그저 즐기는 단계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 

쉬운 니체 입문서로 추천! 

니체는 '사자의 정신은 기존의 가치를 파괴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는 못한다' 라고 이야기했지요. 기존의 가치와 의미가 붕괴된 자리에 남아 있는 가치와 의미의 공백 상태는 정말이지 견딜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기존의 가치와 의미가 무너지고 '왜 살아야 하는 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결여된 상태를 두고 니체는 니힐리즘 (허무주의) 라 명명하며, 이러한 니힐리즘의 상태야말로 인간이 견딜 수 없는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하 중략)... 니체는 니힐리즘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회복한 정신의 단계를 '아이의 정신' 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이하 중략)...  아이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말은 곧 인생을 유희처럼 사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어떤 재미있는 놀이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왜 이 놀이를 하는가' 라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놀이가 재미있어서 놀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순간에 '왜 이 놀이를 해야하지?' 하며 놀이의 의미를 부여하게 될까요? 그것은 바로 놀이의 재미가 사라졌는데도 계속해서 그 놀이를 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생이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로 여겨지는 사람은 이 놀이를 계속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지요. 우리가 삶의 의미를 묻게 되는 것은 더이상 재미 있는 놀이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때입니다. 인생의 의미 에 대한 물은 그런 물음이 제기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삶을 재미있는 유희처럼 살아갈 때에만 해소될 수 있습니다.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3. 리추얼 

리추얼이 끝나는 주와 시작되는 주는 늘 바쁘다. 이번주에도 5개의 줌 미팅에 들어갔다. 바쁘다 바뻐! 2021년 새해의 시작이라 그런지 12월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리추얼을 신청해주셨다.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는 건 참 기쁘고 보람찬 일이다. 앞으로 밑미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 짬을 내 틈틈히 고민을 해보았다. 사람들이 사회가 규정한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서 진짜 나를 만나고, 서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돕고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뭐랄까. 버닝맨의 커뮤니티 정신을 온라인에서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보고 싶다. 한가지 계속 고민되는 건, 나는 일만 하는 사람이고 싶지는 않다는 것. 명상공부, 철학공부도 하고 싶고, 보이차도 여유롭게 마시고 싶고, 매일 산책도 하고 싶고, 읽고 싶은 책도 정말 많은데, 이 모든 것과 사업을 어떻게 잘 조화시킬지는 여전히 큰 숙제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번주말의 기록 끄읕!! 내일부터는 아침 7시 기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언능 자야지! 

작가의 이전글 삶이 영원히 똑같이 반복된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