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okay to not be okay.
1월 1일을 맞이해서, 못다 한 2021년 회고를 하고 2022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본 하루. 회고를 마무리하며 머릿속에 한 문장이 두둥실 떠올랐다.
It's okay not to be perfect.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It's okay to not be okay.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2021년을 마무리하며, 누군가 올해 배운 가장 큰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배운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스스로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무엇을 하든 꽤나 융통성 있게 빨리빨리 처리하는 성격 탓에 완벽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며 살았으니까. 하지만, 완벽주의는 꼭 일을 꼼꼼하게 하는데서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더라. 나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완벽주의 와는 조금 다른데, 보통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을 추구한다면,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해서 나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의 완벽함을 추구한다. 그 상황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상황만은 완벽해야 한다는 조금은 특이한 완벽주의. 그래서 난 늘 현재가 불만이었다. 왜냐면 현재는 늘 내가 생각했던 완벽함의 기준에 미달이었으니까. 그래서 자주 어쩌면 올 수도 있을 완벽한 미래를 추구하며 현재에 대한 불만을 키워갔다.
물론 난 바보는 아니니까, 완벽한 상황 따위는 없다는 걸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주 열심히 노력해서 완벽이라고 이름 붙였던 그곳에 도착했는데 새로운 무언가를 갈망하며 완벽의 균형추를 흔들어 버리는 것을 경험했으니까. 그리고 더 열심 노력해서 그 갈망을 채울 수 있는 또 다른 완벽한 상태를 만들었는데, 그 순간 완벽이 권태와 허무로 변해버리는 것을 경험했으니까. 그러니까 완벽이라는 것은 오직 언어로만, 추상으로만 존재하는 개념이지 경험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하고 그것 때문에 힘들었는데도 완벽이라는 허구를 버리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그런데 이제는 진짜 괜찮아졌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이제는 머리뿐 아니라 가슴으로도 알았으니까. 이제는 오지 않을 완벽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을 멈추고, 누군가의 판단기준에 더 잘 맞추기 위해 맞지도 않는 옷을 입는 것을 멈추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현실의 작은 아름다움과 행복의 찰나들을 잘 수집하며 살아가야지. 가볍게, 편하게, 그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괜찮을 거라는 마음으로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