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는 언제나 댓가가 따라다닌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뭐예요?"
"자유, 자유가 가장 중요해요."
아주 어렸을 적부터 나는 자유를 꿈꿨다. 많고 많은 가치들 중 왜 자유일까?
이 질문에는 어떤 논리적인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굳이 이유가 필요할까 싶기도하다.
그냥 나의 영혼이 끌리는 것. 부재시 가장 고통스러운 것.
댓가를 지불하고서라도 내 삶에서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
나에게는 자유라는 가치가 그런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는 자유,
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싫어하는 사람들과 얽히지 않을 자유,
내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자유,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는 자유,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싫을 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좋을 때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이 모든 자유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소중하다.
문명화 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를 추구하고 지키며 살아가기란 정말 쉽지 않다.
이런 자유를 모두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 사람을 '또라이' 혹은 '무책임한 인간' 혹은 '방랑자'
혹은 '이기적인 인간' 혹은 '루저'라 부를 것이다.
그 사람은 단지 자신의 자유를 최우선 적으로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지.
인간은 문명을 발달시키며 현 사회를 만들었는데,
이 사회가 움직이는 원리란 참으로 신기하다.
이미지가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 전략이라 평가받고,
겉과 속이 다르게 예의를 차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훌륭한 인재로 평가 받는다.
나의 필요보다 타인의 필요를 채울 수 있다면 훌륭한 세일즈맨 혹은 마케터로 인정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보다, 타인이 평가하는 가치가 더 중요해지는데,
이게 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자유를 지키며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제일 무서운 건 타인으로부터 나의 자유가 억압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가장 큰 감시자가 되어 스스로를 겸열하게 되는 것이다.
내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 하기 전에 스스로를 검열한다.
싫어도 좋다고 말하고, 좋아도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눈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 받는다.
우리는 기계가 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을 걱정하지만,
어쩌면 그 전에 인간이 기계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것이 사회에서 가장 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말이지...
사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사회라는 톱니바퀴를 열심히 돌리는 부품1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더 이상 톱니바퀴 밖의 세상을 걱정하지 않는다.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오로지 어떻게 하면 더 톱니바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잘 돌릴 수 있느냐이다.
그런 삶이야 말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인정받을만한 삶이니까 말이지.
자유를 추구한다는 건
톱니바퀴를 효율적으로 더 빨리 돌리는 것이 최고로 평가받는 이 세상에서
굳이 톱니바퀴 너머의 세상에 관심을 두는 일이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오해받는 일이다.
그렇기에 자유에는 늘 댓가가 따라다닌다.
자유를 위해서는 자유를 위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
그 댓가는 때로는 혹독하지만,
그 댓가를 치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자유란 없으니까.
자유를 원하는 자는 때때로 피를 뚝뚝 흘리며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
그렇기에 자유에게는 변명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란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인 거라고.
그러니 이해는 하지 못해도, 그냥 그렇구나 알아는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