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별이 만날 때

가을에 읽기 좋은 책 한 권

by 레몬쟁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북미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이 책은 초입부터 흥미롭고 재미가 있어서 왜 이리 재미있을까 생각해 보니 꼭 우리나라 드라마의 순한 맛 같은 느낌이랄까?

소설책을 안 읽는 동군에게 내용을 공유하니 나와 같은 반응이었다.

요즘 같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서 따뜻한 라떼 한잔 마시며 가볍게 읽을 만해서 소개해 보려 한다.



'그 아이는 요정이 버리고 간 아이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조가 어느 날 요정이 버리고 간 아이 얼사를 숲 속 허름한 산장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얼사는 자신은 별에서 왔고, 다섯 가지 기적을 보기 위해 죽은 아이의 몸을 잠시 빌린 거라고 말했다.

조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에게 위험에 처해있으면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설득하지만 아이는 경찰을 부르면 본인은 도망쳐 버리겠다고 말한다.

조는 아이의 눈을 피해 달걀 장수 게이브에게 이 동네 아이인지 물어보지만 게이브도 처음 보는 아이라고 말한다.

얼사를 씻기기 위해 옷을 벗겼을 때 아이의 몸엔 멍자국과 손자국이 있어서 조는 학대를 의심하며, 지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경찰이 왔을 때 얼사는 도망을 쳐버린다.


조와 게이브는 다시 돌아온 얼사를 진정시키고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일단 경찰에 인계하기보단 실종아동 사이트를 들여다보면서 얼사가 다시 본인의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미래도 과거도 보지 않고 잠시 현재의 시간만 살아간다. 누구도 미래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만큼 지금 현시점이 그들에겐 더없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잠시나마 그들을 위해 미래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조는 누구보다도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았으면서 명확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누구보다도 얼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마지막에 조가 게이브에게 ‘근사한 여행이었어요’ 말한다.

그렇다 그들은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그 여행은 이상하고 아름답고 힘들고 어려웠지만, 한층 그들을 성숙하게 만들었고, 서로를 사랑하게 했으며,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주 근사한 여행이었다.


이 책은 심각하지도 무겁지도 어렵지도 않은 책이기에 틈틈이 차 한잔 마시거나 혹은 잠들기 전에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나는 눈이 커지기도 하고, 미소를 짓기도 하다가 코끝이 핑 돌기도 했다.

얼사가 어디서 왔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고, 잘생긴 달걀 장수 게이브가 왜 시골에서 달걀을 팔고 있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