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을 좋아하는 내 친구
겨울만 되면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겨울엔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놓고 누워서 귤 먹으면서 만화책 보는 게 진정한 행복이지~!”
겨울방학이면 늘 이불속에서 귤을 먹곤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겨울이 되면 귤이 생각난다.
그리고 생각은 또 한 사람.
귤을 많이 먹어서 손이 노랗게 된 거라며 노란 손바닥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던 내 친구!
한 번은 첫눈 오던 날 둘이서 눈을 맞으며 돌아다니다가 늦게 집에 들어간 탓에 친구는 외출금지를 당했었다. 그땐 핸드폰도 없고 삐삐도 없었을 때니 친구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난 첫눈이 오면 첫사랑보다 그 친구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
내 친구는 내 인생의 절반을 함께 했다.
그 친구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봐도 생각이 나고 귤을 봐도 생각이 나고 날씨가 좋아도 생각이 난다.
늘 놀이터에서 수다를 떨어서 그런가 놀이터를 지날 때도 생각이 난다.
친구는 자신이 행동이 느리다고 걱정하지만, 난 느긋한 친구가 좋다. 말 수가 적은 편이라고 걱정하지만, 쓸데없이 남을 험담하지 않아서 좋다.
조만간 친구가 좋아하는 귤 한 봉지 사들고 만나러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