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혼자 떠나기
새벽 2시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숙소도 예약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여행을 결정했다.
속이 답답해서 지금 당장 떠나고 싶었다.
나에겐 마일리지와 포인트가 있으니 혼자 떠날 의지만 있으면 되었기에 새벽에 예매한 6시 20분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살짝 설레었다. 오랜만에 홀로 떠나는 여행이기에 설레었다.
새벽에 알아둔 버스를 타고 올레길 3코스 시작점으로 향했다. 잠을 두 시간 정도 자고 나와서 그런지 눈이 침침했지만, 설렘에 잠이 오진 않았다.
3코스 시작점에 도착했을 때 저 앞에 먼저 출발하는 분들이 보였다. 잘 되었다 싶어서 저분들 뒤를 쫓아가야겠다 생각했다. 아무래도 숲길이 있는 3-B코스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조금 걸었을 때쯤 앞서가던 분들을 지나치려는 찰나 한분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 주셨다.
올레길 B코스 가는 거면 같이 가자며, 여자 혼자 걷기에는 위험하다고 자기 일행들과 함께 가자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감사하다며 함께 걷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올레지기셨고, 그분들도 올레길에서 만나서 함께 걷기 시작하셨다고 하셨다.
덕분에 숲 속을 잘 지나왔고, 어느 정도 함께 걷다가 쉬는 곳에서 헤어지게 되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었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었다. 몸이 힘드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바다는 아름답고, 주변은 너무 조용하다.
3시간째 걷고 있다. 고민이 사라진다. 발걸음은 무거운데 마음은 가볍다. 이래서 여행이 좋은 건가? 싶다.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3코스는 해안길이라서 바다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이 길이 좋았던 것 같다.
4시간 반을 걸어 숙소에 도착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컵라면에 삼각김밥을 먹고 잤다. 제주도까지 와서 컵라면이라니 웃기긴 하지만 마냥 즐겁다.
다음날 아침 일찍 조식을 먹고 공항 가기 전에 두 시간 정도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를 탔다.
답답함에 바람 쐬러 무작정 온 제주도였지만, 좋은 분들 덕분에 안전하게 올레길을 걷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해안가를 자전거로 달릴 수 있어서 정말 멋진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