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엽미술 Jun 09. 2021

테사, 미술품으로 재테크를?

마이크로 콜렉터? 미술 작품을 분할로 소유한다?

※절대 구매 권유 혹은 추천이 아닙니다.

 '아트테크'는 아트와 재테크를 합친 용어이다. 즉, 미술품으로 재테크를 한다는 뜻이다. 주식회사 테사에서는 미술품을 분할 매수, 분할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테사의 모바일 앱을 통해 누구나 쉽게 미술품을 분할 소유할 수 있다. 

테사에서 연 루치오 폰타나의 단독전. 전시도 상당히 좋았다!


아트테크의 가격 면에서의 접근성

 투자 행위라 생각되는 것은 부동산이나 주식, 코인 따위가 있을 것이다. 이 아트테크를 이와 비교해본다면, 개인적으로 가격 면에서의 접근의 용이성은 코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코인은 사실 있는 돈만큼 1원 단위로 무언가를 살 수 있지만, 테사 앱을 통해서 미술품을 살 때는 1000원 단위로 미술품을 분할 매수할 수 있었다. 주식은 한 주 당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고가의 주식들은 접근이 이 정도로 쉽지 않을 것이고, 부동산은 더욱 그럴 것이다. 


소유 or something?

 미술품을 분할매수한다는 것은 그 미술품의 주인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과 비슷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코인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코인은 어디까지나 코인 자체가 가치가 아니라 화폐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니,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사실 실제 구매를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점은, 이 작품을 소유한다는 '소유감'보다는 작품에 대한 '친밀감'을 사는 느낌에 가까웠다. 이 작품을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없다. 테사의 시스템 안에서는 이 작품의 소유자가 된다면, 테사의 전시를 볼 수 있게 된다. 딱 거기까지가 나와 내가 분할 소유한 작품과의 관계이다. 하지만 확실히 느낀 점은 내가 구매한 작품에 대한 '친밀감'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내 자식이 더 예뻐보인다고, 내 취향이 아닌 그림을 샀더라도 내가 분할이라도 소유하고 있는 작품에 대해서는 더 친밀감이 들고, 관심이 더 가게 된다.


투자적 관점?

 이 부분은 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니, 투자에 대한 참고로 이용하시지는 말기 바란다. 사실 투자라는 것이 이익을 내려면 변동성이라는게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변동성이라는 것은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작품의 거래, 작품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유명한 작품들의 가격이라는 것은 사실 떨어질 일은 별로 없다. 위작이라고 판명이 나기라도 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으나, 한 번 제도적으로 인정된 것을 뒤바꾸는 것은 여러 이해관계 때문이라도 힘든 일이리라. 때문에 유명 작품을 산다면, 사실 이 가격이 언젠가는 오르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오히려 가격이 떨어질 일이 없고 엄청난 이익을 볼 일만 남았다면, 저명한 투자자들이 이미 이 작품의 구매에 몰두하고 있지 않겠는가? 사실 가격이 떨어질 일이 없다는건, 결국 싸게 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싸게 살 일이 없다는 것은 즉, 가격의 변동 폭을 이용한 이익을 창출할 여지가 적다는 것이겠다. 또한 미술품의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아도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물가 상승이 존재한다는 전제하에서는 손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미술품의 가격이 보통은 오른다고는 했으나 이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때문에 위험성이 제로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는 굉장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물론 내가 생각지 못하는 수많은 투자가치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테사에서의 작품 거래는 작품이 분할되어 거래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작품 거래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기는 한다. 작품 가격이라는 것은 사실 경매에 나온다던가 하여 거래가 되지 않는 이상, 이전에 거래된 가격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테사에서는 작품이 분할되어 계속 거래된다. 이는 코인과 비슷한 것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한정된 코인, 한정된 작품의 소유권 개수를 가지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00,000원의 작품이 있다면 이는 1000원 단위로 총 10,000개로 분할되는 식이다. 이렇게 분할된 소유권은 또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 주식에서의 시가총액, 즉 작품의 가격이 변동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 거래와는 차별화되는 점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예술품 경매에 참여하지 않는 대부분의 대중에게도 접근성이 올라간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른바 실시간 경매라고나 할까, 이는 코인 거래 업체에서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해보인다.

 그러나 역시 '작품의 거래'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후 변할 수는 있으나, 미술 작품이라는 것 자체가 대다수에게는 생소한 영역이기에, 현재는 이런 단기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질 정도의 거래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로 이를 투자로 생각한다고 했을 때, 수익을 얻는 것은, 테사 측에서 작품을 판매해 수익을 냈을 경우일 것이다. 테사가 이 작품의 '실물'을 판매했을 때, 이 소유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에 맞는 수익이 돌아가게 된다. 사실상 소유권이 거래되는 시장에서의 단기 가격 또한 이 테사가 직접 작품을 판매했을 때 수익의 기댓값에 의해 정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코인과 다시 비교하자면, 코인은 그 실물이 존재하지 않고, 그저 한정되었다, 그리고 이후 화폐로 활용될 수 있다라는 정도의 투자 가치를 본다. 그러나 이 작품 분할 거래는 일단 분할 거래이긴 하더라도, 실물이 존재하는 작품의 거래라는 것이다. 즉 현존하는 가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가시적이고, 현실에 있는 가치가 존재하므로, 가상에서의 가치와는 차별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장점만 존재하진 않는다. 극단적 예시일 수 있지만, 작품이 훼손되거나 하는 경우에는 그 가치가 일반적으로는 하방으로 꽂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것을 투자로 활용할 수 있을까는 개인의 판단이 될 것이다. 다만, 코인은 그 가치가 오히려 현존하지 않기에,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하기도 하는데 반해, 작품은 그 가치가 실존하기에, 그리고 이미 가치가 평가된 상태로 시작하기에 코인과 같은 폭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는 코인이 비상식적 폭등을 했기에 이런 비교가 가능한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Concetto Spaziale

1952(executed in 1956), oil and glitter on canvas

 루치오 폰타나가 이탈리아인인 관계로 Concetto Spaziale는 이태리어이다. 영어로는 Spatial Concept 정도가 될 것이다. 또 한국어로는 '공간 개념' 정도가 될 것이다. 그는 1946년 '백선 선언' 이후로 캔버스를 찢거나 뚫는 이러한 공간 개념 연작을 만들었다.


 사실 나는 이 작품의 분할 매수에 대해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구매했다. 그렇다면 투자 외에 분할 매수를 할만한 이유가 있을까? 나에게는 두 가지 정도가 있겠다. 일단 사기 전에는 해당 작가에 대한 팬심이었다. 이번 전시의 작가는 루치오 폰타나였는데, 나는 이미 캐나다에서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부터 팬이 되었다. 인터넷 방송을 보면, 사람들이 스트리머에게 도네이션, 즉 돈을 기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전시는 작품 분할 구매의 최소 금액인 1000원만 내면 볼 수 있다. 나는 이보다 조금 더 써 작품을 구매했는데, 나는 이를 작가에 대한 일종의 도네이션 행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실제 구매 후 느낀 부분인데, 작품에 대한 친밀감을 샀다는 것이다.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 중 내 취향인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다. 나는 그렇지 않은 작품을 산 편인데, 산 후에 오히려 그 작품에 친밀감이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론을 내자면, 나는 작품을 투자적 관점보다는 작가에 대한 도네 느낌, 그리고 작품에 대한 친밀감을 구매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테사가 운영하는 전시장에 있는 작품을 최소 가격 천 원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천원은 상쇄할 경험이라고 생각되기는 한다.

작가의 이전글 이건희 미술관, 그 행방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