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넘기자!
장애는 스펙트럼이다.
그말인즉슨, 각 가정마다 너무 개별성이 강하다는 거다.
같은 장애여도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특수교사로 일할 때, 단시간 교실 지원을 들어와 주시던 선생님 한 분이 계셨다.
아드님이 자폐 범주성 장애라고 하셨다.
선생님 말씀을 들어 보니, 아드님은 고기능 자폐*여서 악기 연주도 하고, 외국어도 잘하는 모양이었다.
*고기능 자폐 :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중 IQ 70~85 이상의 정상 범주 지능과 언어 능력을 갖춘 경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도 내 동생 이야기를 하게 됐다.
뇌병변 장애가 있고, 뇌전증도 심해서 자주 다친다. 혼자 밥 먹거나 움직이는 것, 화장실 가는 것 아무것도 안 되고, 의사소통도 거의 안 된다. 그런 얘기들. (내 동생은 심지어 자폐도 아니다.)
내 말을 들은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도 선생님 동생도 분명 잘하는 게 한 가지 있을 거예요. 한 번 유심히 찾아보세요.
계속 관찰하고 잠재력을 이끌어 주려고 노력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은 언젠가는 빛을 발해요.
저도 저희 아이 키우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것저것 해 보면서 기다리니까 되더라고요."
"...네?"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분명 선생님은 좋은 의도로 말씀하셨는데, 나쁜 뉘앙스가 아니었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빴을까?
'제 동생은 밥 먹는 것만 잘해요. 요즘은 그것도 제대로 안 되는걸요. 저희 가족은 이것저것 안 해봤을까요? 모두가 고기능 자폐는 아니에요.'라고 하고 싶었나 보다.
선생님은 우리 교실에서 만난 자폐 어린이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같은 자폐도 정말 천차만별이네요. 이렇게 심한 아이는 또 처음 봐요."
그럼요.
자폐는 스펙트럼인걸요.
같은 장애인의 가족이라도, 공감이 되는 지점과 아닌 지점이 다 다르다. 그래서 내 분야가 더 어려운 것 같다.
내 글이 논란을 일으킬까봐 덧붙이는데,
당연히 우리 아이들의 강점에 집중해야 하는 건 맞다.
내 말은, 내 동생은 '남들이 잘한다고 하는 것만큼의 특출난 무언가'는 없다는 뜻이다.
우영우가 미디어에 등장한 이후로 사람들은 '자폐'라고 하면 전부 고기능 자폐를 떠올린다.
실제로 고기능 자폐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데.
이제는 무슨 말을 들어도 속으로 '재밌다'라고 생각해 버리고 넘긴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민감하지 못한 사람이겠거니, 하고.
*대표 이미지 출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