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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숲 Jan 19. 2024

당신이 원하는 것을 쓰세요.

요즘 뜨는 브런치북



"노래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슬픔이라는 것은 뼛속 깊이 스며드는 고통이 또 다른 자산이 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너무나도 슬프고 고통스럽고 괴로운 시간들이지만 그게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표현해 낼 수 없는 거거든요. 그 연륜에 계속 쌓여 가고 있는 그 많은 시간들 속에 제가 다 옆에서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얼마나 고통스럽고 또 힘들고 외롭고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것이 저축이 돼서 나중에 또 우리의 슬픔이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능력을 받았으니 그 또한 감사하게 살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싱어게인 3> 임재범 심사평


내 마음을 토로하는 글을 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를 돌보고 들여다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내 속에 있는 가시가 타인을 찌를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염려가 있었다. 내 허물을 드러낸다는 게 너무 부담스럽기도 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나서 나는 내 삶을 다시 획득하는 것을 느꼈고, 내 삶의 서사를 통해 타인에게 감명을 준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제2의 인생이란 게 이런 건가. 2023년 12월 7일 <신혼이 없었는데 돌싱이 되었습니다.>의 1회를 시작했을 때 명치끝에 답답함이 느껴졌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보고 힘을 얻는 다면 이 글은 그 가치를 다했노라고.


이번 주 이사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우연히 '요즘 뜨는 브런치북'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나는 나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을 만난 경험이 별로 없다. 트라우마가 많은 삶이라서 드러내지 못한 비밀이 많다. 내가 겪은 일을 인격으로 겪지 않지 않은 사람에게는 나의 말이 부담이 되고, 나는 상대방이 나의 말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느끼면 말한 것을 후회했다.  


그런데 나의 글이 순위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독자들이 보내주시는 진정한 마음을 담은 이메일을 확인할 때 다시 또 깨달았다. 글쓰기는 정말로 삶의 고통에 의미를 주는 것이구나. *이메일로 마음 표현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답장은 아직 못했지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 3줄을 쓰는 것도 힘들 때가 있더라. 그러나 쓰다 보면 글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나를 다시 돌아보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우나 인생을 다시 살게 한다. 내가 겪은 경험이기에 가장 독창적이고 삶의 격을 얻게 된다.


글을 쓴다고 엄청나게 변하는 것은 없다. 나는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생계를 걱정한다. 가까운 몇몇 사람들에게는 브런치를 오픈했지만 다수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내 이야기가 공유될 날이 올 것 같다. 그때까지 나는 많은 글로 내면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가겠지.


글쓰기는 삶을 편안하게 한다.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일이라도 나에게는 정말 꼭 필요한 것을 쓸 때 마음은 정말 달라지기 시작한다. 정신과 약물에는 매번 한계를 느꼈으나 글쓰기는 나도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하게 한다. 그러니 오늘부터 3줄이라도 꼭 써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인생이 정말로 풍요로워진다.


플랫폼이 가진 힘을 느끼고 있다. 같은 글이라도 브런치에 올릴 때와 블로그에 올렸을 때 조회수가 완전히 다르다. 긴 글을 쓰는 것이 좋은 나에게 브런치는 물고기의 물같은 존재다. 익명으로 자유로울 수 있어 더 좋다.


브런치에서는 '레몬숲'이라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입는다. 나는 레몬숲이라는 페르소나가 너무 좋다. 숲이란 것은 나무가 모여진 곳이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나무들이 모여서 누군가에게 쉼이 되어 줄 것이다.



혼자이면 너무 외롭지만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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