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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숲 Jan 15. 2024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긍정이 되나요?

외상 후성장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그 일이 긍정이 되나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는 말이 정말 듣기 싫었어요.


세상에는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긍정적이지 않은 게 많던데요?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긍정이 안되던데요??

 

트라우마는 심리적 외상이에요.

현재는 위험에 노출된 상태가 아닌데 비슷한 상황이 되면 정신이나 몸이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 거죠.


내가 지금 불속에 있는 상태가 아닌데도 불속에 있었을 때의 고통을 그대로 느낀다고 생각해 보세요.

원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몸이 굳어버리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떤 이는 우스갯소리로 '아 PTSD 온다'라고 하잖아요.

정말 PTSD가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가볍게 쓸 단어는 아니지 않을까요?


세상에 트라우마를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그런데 살다 보면 트라우마를 겪을 일이 생겨요.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내 맘대로 인생이 안돼서 열받는데

트라우마 때문에 더 화가 나요.


'외상 후 성장'이라고 하잖아요.

트라우마에 의미를 부여한 거죠.

솔직히 트라우마는 그냥 트라우마지

무슨 외상 후 성장이에요.


그런데요.

진짜 엎어져보니까 선택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와 진짜 답도 없다 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근데 답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답을 내가 찾아갈 수 있어서

없다고 느껴진 거더라고요.


나는 노력하면 되는 사람이야 라고 믿어서 되는 게 아니라

그걸 믿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되는 거요!


저는 겪지 않으면 좋았을 일이 너무 많이 생기니까

내가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요. 그냥 나를 이해하게 됐어요.

사명감 같은 건 아니었고요.

글을 쓰다 보니까

좀 내가 딱해 보이고 안쓰럽고 하더라고요.


아, 힘든 일을 겪은 사람한테는 제발

"하나님이 널 위해서 하실 일이 있을 거야" 같은

헛소리를 하지 마세요!


문득 선택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ㅋㅋㅋㅋ멍 때리다가 갑자기 영혼이 돌아왔나


아, 그렇구나...

그렇구나....

눈물이 주룩주룩...

 

그니까 너무 힘들면 그냥 엎어져 있으세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우울이라는 건, 소망 없음에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건데

그 죽을 날을 내가 좀 더 당겨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상태예요.


그니까 우울할 때는 그냥 죽지 않고 살아서

선택할 수 있는 감각이 있는 것을 느껴보세요.


그 경험으로 내 삶을 읽고 쓰고 말하면서

내 인생의 언어들을 만들고 그리고 내 삶을 다시 구상해 가는 시간을 가져봐요.


좀 지쳤어요.

그래서 따뜻하고 기댈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어요.


엎어져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일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괜찮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래도 괜찮다고 말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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