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by Lll

비 맞는 자리에 서 있었다.
옷깃이 젖어들고 머리칼 따라 빗물 흐르면
마음이 투명하게 내보일 줄 알았다.

비 긋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옷자락이 무거워질수록
마음이 선명하게 드러날 줄 알았다.

다리가 덜덜 떨려오고
턱 밑에서 빗물줄기가 그치지않으면
이리 들어오라는 손길 하나
용서 하나
주어질 줄 알았다.

빗속에 그렇게 줄곧
홀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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