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는 집에 가는 길이었다.
작고 반짝이는 것을 얕은 강바닥에서 보았을 때, 몰리는 생각했다.
'늦으면 엄마에게 꾸중을 들을 거야.'
걸음을 늦추지 않고 강둑을 걸으며 몰리는 생각했다.
'그냥 병뚜껑 같은 거였을 거야. 별 거 아닌 거 말야.'
나무로 된 작은 다리를 건너며 몰리는 잠시 망설였다.
'물고기였을 거야. 햇빛을 퉁겨 내었겠지.'
포플러 가로수 길에 접어들며 몰리는 걸음을 재촉했다.
'귀걸이 같은 거라면.. 이미 다 망가져 버렸을 거야.'
자전거 몇 대가 몰리의 머리칼을 흔드는 속도로 지나갔다. 반짝, 바큇살이 빛나는 것을 보고 몰리는 생각했다.
'만약 중요한 거였다면 이미 누군가 찾아갔겠지.'
삼거리에서 집으로 향하는 오솔길을 들어서며 몰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정이라 해도 강바닥에 살진 않잖아. 요정이 헤엄친다는 건 들어본 적도 없어.'
집이 보이기 시작하자 몰리는 한층 느리게 걸었다.
'특별한 이야기들은 그렇게 시작하지는 않아. 강바닥에서 열쇠 따위를 줍는다고 그게 뭘 열 수 있겠어?'
툭툭, 몰리는 현관 포치에 서서 신발 아래 뭉친 흙을 떨어냈다.
툭툭, 계단 턱에 뒤꿈치를 두들기며 몰리는 강 쪽을 바라보았다.
미지근한 바람이 저녁 구름들을 몰아오고 있었다. 강둑의 풀들은 이미 노랗게 석양을 머금기 시작했을 것이다.
탁. 몰리는 발을 멈추었다.
문틈으로 껍질이 바삭한 빵의 냄새와 미트볼 소스가 졸여지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엄마한테 혼날텐데.'
몰리는 가방을 내던지고 달음박질쳤다. 오솔길을 빠져나가 가로수 사이로 내달려 작은 다리를 쿵쿵 대며 건너서 강둑을 헉헉대고 넘어 주르륵 둔치를 미끄러졌다.
그리고 첨벙첨벙 얕은 물 안에 들어가 얼굴을 푹 담갔다.
"푸하"
고개를 든 몰리는 함박 웃었다.
새들이 마지막 햇빛을 쪼아가며 날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