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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Dec 19. 2019

과거 어느때보다 소비가 중요하다

소비가 트렌드가 되는 시대. 우리는 소비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살고 있다. 수많은 상품이 각종 매체를 통해 광고되고 있으며, 매년 새로운 소비 트렌드 분석 책이 이맘때쯤 쏟아져 나온다. 2009년부터 시작해 벌써 10년째 발행되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가 대표적이다. 매년 트렌드를 분석하고 다음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이 책은 한 해가 다 갈 무렵 각종 미디어로부터 홍보를 시작한다.


과거 상품이 다양하지 않던 시절에 소비는 획일화되었고, 획일화된 소비는 삶에 단조롭게 만들었다. 실내 인테리어, 가전도구, 라이프스타일 등 많은 부분이 비슷한 면모를 띄었다. 그러나 요즘은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 등 용어가 등장하고 취미가 존중받는 시대가 되었다. 셀 수 없이 많은 모임들이 생기고 사라지고 있다. 관련 플랫폼 서비스도 매년 새롭게 등장하고 사라진다. 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획일화된 여행보다는 각자의 성향에 맞는 여행을 추구하게 되었고, 그런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숙박서비스나 관광서비스가 변하고 있다.


과거 소유를 위한 소비는 이제 경험을 위한 소비로 변했다. 소유는 비교를 유발하지만 경험은 비교를 유발하지 않는다. 또한 경험은 우리의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돕고,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경험을 소비한다는 것은 새로운 나를 찾는 여정이며, 삶을 풍족하게 살고자 하는 표출이다. 소유를 통한 컬렉션을 수집하는 것보다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경험하는 것이 우리를 훨씬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을 깨닫는 데서 오는 결과이다.


소유와 경험은 사실 이분법적으로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제품을 소유하는 것이 대체로 더 좋은 경험을 갖게 하고 때문이다. 때문에 함정에 빠지기 쉽다. '더 좋은 경험'이라는 기준이 다소 애매하기 때문이다. 편리함을 좋은 경험이라고 해야 할지, 스스로의 자존감을 돕는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좋은'제품의 기준도 마찬가지다. '좋다'는 의미를 획일화하고 순위권에 올려놓으면 소비가 획일화된다. 그로 인해 타인과의 비교가 시작된다. 하지만 '나에게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면 더 이상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선 많은 것을 경험해봐야 한다.


소비는 취향을 발견하게 한다. 그리고 취향은 정체성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 무언가를 모으고 과시하기 위한 소비말고, 가성비니 가심비니 하는 것에 흔들리지 말고 나를 알아가기 위한 소비를 하자. 그것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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