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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Dec 21. 2019

한 해의 마지막,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다

나는 즐거운 삶을 원할까, 의미 있는 삶을 원할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든 생각이다. 지금까지 내가 한 행동을 관찰해보면 나는 쾌락이나 즐거움보다는 의미 있는 것을 행하는데 더 관심을 두는 타입이다. 그렇기에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잘도 한다.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출근도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그 모든 시간을 회사를 위해서 했다 라고 할 순 없겠지만 그때 남으면서 공부했던 것들, 생각날 때 하나씩 만들어둔 서브 프로젝트들이 모두 모여 1년을 버티는 성과를 넘어, 그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한때는 이렇게까지 하는 게 스스로 즐겁기 때문에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책 <굿 라이프>를 보면서 내가 진정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성공 가능성은 만족과 현재의 기분과 관계가 있지만 삶의 의미와 크게 상관이 없었다. 반대로 하고자 하는 일이 자기 정체성과 관련되어 있다고 느끼는 정도는 삶에 대한 만족이나 감정과는 무관하지만, 삶의 의미와 정적(+) 관계를 맺는 것으로 나타냈다. 이 결과는 의미의 중요한 원천이 자기다움에 있음을 보여준다. - <굿 라이프> 중


일을 잘 끝내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1년간 내가 해왔던 일처리 방법은 '맡은 일을 잘 마무리하자' 라기보다는 '지속적 성장을 기반에 두어 개선'하는 방식이었다.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다양한 것을 R&D 하면서 더 나은 시스템으로 바꿔가자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아 보이겠지만 어느 누구도 나에게 이렇게 하자 라고 먼저 제안한 사람은 없었다. 다만 스스로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했다. 좋은 것을 넘어 위대한 것으로 만드는 것, 그 과정에 내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일하는 스타일도 조금 독특하다. 나는 자발적으로 일을 벌인다. 내 특징 중 하나는 연중무휴라는 점이다. 회사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출퇴근하면서 일하지만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일과 관련된 어떤 포인트를 잡으면 즉각 노트북을 켠다. 


누군가는 이런 내 모습에 워커홀릭이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엔 조금 다르다. 나는 누군가 일을 시켜서 하지 않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회사-> 나로의 관계가 아니라 나->회사의 관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더 실력이 좋고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당연히 회사에 더 좋은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며 서로 win-win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자면 좋은 것을 넘어 위대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내가 일하는 의미라고 생각했으며 이 과정 속에서 오는 만족과 즐거움은 일종의 덤이라 생각한다. 나는 벽돌을 나르는 사람이 아니라 위대한 건축을 짓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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