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Dec 18. 2019

직종을 바꾸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

내가 종사하는 업종은 IT라는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고 퇴사하는 사람을 제법 많이 봤다. 주변에 물어보면 이전에는 같이 공부하던 사람이, 혹은 회사 동료가 2~3년 경력이 생긴 후엔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고 한다. 취업용 스킬을 가리키는 IT학원에서 한해 수많은 사람을 배출하지만 실제로 업계에 남아있는 사람은 체감상으론 10에 2~3명 정도 되는 거 같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이 업이 나와 맞는 걸까? 나는 이것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걸까? 등. 가장 많은 이직 시기는 2~3년 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 그리고 30대가 되기 바로 직전 등 아직까지는 전직할만하다고 생각되는 시기에 가장 많이 시도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은 아니다. 5년 차, 7년 차, 10년 차 등 회차가 늘어나도 고민의 순간은 온다.


한 업종에 7년, 10년 이상하게 되면 이제 그런 생각은 그만 할 법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올라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이나 오래 머물면서 보아온 각종 군상에 대해 신물이 난다거나 등 다양한 이유로 업종변경을 고민한다. 그런데 정말 업을 바꾸는 것이 좋은 건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장은 옮기더라도 직종, 분야는 옮기지 않는 것이 좋다. 누적된 지식이 한 번에 날아가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일이란 게 거기서 거기니 사회경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라고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융합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고용, 또는 일거리를 주는 사람은 나의 보편성을 보고 의뢰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특수 지식, 한 분야에서 쌓인 전문지식과 경험을 보고 일을 맡긴다.


예를 들어 내가 학업이 좋지 않아 과외를 받고자 한다고 해보자. 한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을 똑같이 나온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과외를 대학생활부터 꾸준히 해온 사람이고, 한 명은 대학생활에 전공 공부만 했다. 나는 어떤 사람에게 학습지도를 맡길까? 당연히 전자다. '둘 다 좋은 학교에 나왔으니 아무나 선택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개인적 경험은 타인이 볼 때 일종의 신뢰를 갖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때문에 내가 종사하고 있는 일이 사양산업이 아니라면 파랑새를 찾는 것보다는 현재 직업군에 대한 고도화를 시도하는 게 낫다. 또한 나라 경제와 연결해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젊은 경제에서는 어느 분야에서 시작하든 새로운 기회가 많지만 늙은 경제에서는 지식이 더욱 세밀해진다. 경제가 고도화될수록 업종이나 개인이 가진 지식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때문에 경험을 통해 체화한 지식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게 된다.


때문에 직종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지금 내가 가진 경험이 스스로가 보기에 하찮다든가, 힘들어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여도, 누군가가 볼 때는 충분히 부러워할만한 위치일 수 있다. 


앞으로 어떤기회가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조금만 더 심사숙고 한 뒤 결정하길 추천하는 바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쁘면 안 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