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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an 01. 2020

2020년 목표, 표준화에서 벗어나기

표준화를 따르면 위험한 이유

2020년이 시작되었다. 한 해를 시작하기 전 올해는 어떤 콘셉트로 잡아야 할까 고민했다. 아마 이런 생각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한 달 전부터 유튜브에서는 영어강의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올해는 영어를 마스터하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캐치하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새해를 대하는 자세는 다르겠지만 내 경우 전년도 콘셉트를 유지하거나 혹은 한해 콘셉트를 선정하여 수행하는 편이다.


올해는 무엇을 키워드로 잡을까. 그런 고민을 하다 <다크호스> 책을 보면서 힌트를 얻었다. 그간 적지 않은 사회생활과 접목하면서 이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표준화 벗어나기'다.


표준화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여러 가지 제품들의 종류와 규격을 표준에 따라 제한하고 통일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표준화를 왜 있는 걸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표준화를 하지 않으면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표준화를 세우고 규격에 맞게 생산하는 것이 생산적인 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장에서나 들어봄직한 이 표준화라는 게 사람에게도 적용된다면 어떨까.


이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채용시장이다. 전 세계에서 공채라는 시스템이 있는 나라가 딱 두 군대다.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왜 공개채용시장이 없는 걸까? 그 이유는 나라마다 사람을 뽑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개채용은 이제 갓 졸업한, 혹은 졸업대상자들에게 한날한시에 모아두어 테스트를 보아 우열을 가리게 하여 뽑는 시스템이다. 그럼 이 시스템에서 가장 웃고 있을 사람은 누굴까? 바로 채용하는 사람이다. 채용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우수해 보이는 사람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용자도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표준화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인재상을 원한다든가, 어떤 스펙이 필요하다 등의 이야기는 너무 흔하다. 하지만 스펙을 본다는 것은 표준화에 들어와야지만 뽑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스펙이 업무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지만 대체로 스펙이 좋은 사람이 뽑힌다.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스펙 만들기에 더 많은 노력을 쏟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안다. 학원에서 12시간씩 앉아 졸린 눈을 비벼가며 시험 봐 만들어낸 높은 토익점수를 들이밀어 취업하더라도 회사에서 영어를 쓸 일은 없다는 것을. 애초에 영어전문가로 취업할 것도 아닌데 그 많은 시간을 왜 투자하게 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는 단순히 개개인에게만 말할 것은 아니다. 채용담당자들이 대체로 이런 스펙을 원하기 때문에 개개인들이 노력하는 것이니까. 사실상 누가 먼저라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어쨌든 서로 상호적인 관계로 인해 실무와 관계없는 표준화 스펙만 올라가고 있는 샘이다. 하지만 책 <다크호스>에서는 표준화가 우리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지 경고한다.


'남들 모두와 똑같되 더 뛰어나기'에서는 개인적인 선택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를 요구한다. 우리의 표준화된 교육 시스템에서는 과목의 학습 시간, 지도방식, 학습 교재, 학습 속도는 물론 심지어 선택과목까지도 고를 여지를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지도교사, 학습 인원수, 수업 시간, 필수과목 학습비도 선택하지 못한다. 의료계, 과학계, 공학계, 법조계 같은 수입 최상위권의 직업 세계들은 대부분 정형화된 필수교육 단계를 모두 마치기 전까진 아예 채용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비즈니스 세계라고 해서 더 낫지도 않다. 회사 내 서열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대다수 대기업에서는 승진만이 유일한 선택이다. 승진하지 못하면 쫓겨난다. 사실, '승진 아니면 퇴출'은 학계, 회계업계, 경영 컨설팅 업계, 군대, 외교부,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대다수 업계의 정형화된 방침이다.
선택 기회를 박탈하는 것. 이것은 표준화가 효율적으로 개개 인성을 소멸시키는 가장 암묵적인 방법이다.
- <다크호스> 중

   

표준에 맞추기 위해 개성을 죽인다. 그렇게 해서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기에 노력한다. 이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딜레마다.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욕지거리를 한번 하고 다시 돌아간다. 결국 구조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표준화를 벗어나려고 하는 걸까? 오히려 표준화에 맞추는 게 나를 더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실 나 역시도 과거와 최근 어떤 사건 때문에 표준화에 집착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다음 단계라는 게 자꾸 드러나면서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적어서, 팀이 작아서, 직급을 달아야 해서 등의 이유로 내가 해온 노력과 실적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시스템을 기준 잣대로 두어 평가했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즐겁지 않았다.


표준화 계약의 조건에 따르면, 표준화된 방법으로 직업적 우수성을 추구하기 위해 개인적 충족감을 추구하지 않고 포기하는 한 사회로부터 상응하는 보상을 받게 된다.
- <다크호스> 중


타인이, 혹은 시스템이 제시하는 조건이 내가 생각하는 삶에서 멀어지게 하고 충족감을 만족시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그들이 만든 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점을 봐주기보다는 전체를 위해 나를 자꾸 다듬으려 했다. 이런 이유로 탈 표준화를 선언하려 한다. 이는 직장에 대한 반항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들이 제시하는 것에 따라가지 않고 내가 충족할 수 있는 제시안을 따라가겠음을 선언하는 바이다. 그리고 범위를 직장을 넘어 생활전반으로 포괄하려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행동에 타인이 만든 표준화를 적용하지 않으려 한다.


타인이 성공한 방법을 그대로 따라해도 효과가 없는 이유는, 타인이 제시하는 성공방식이 나와 맥락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성향, 배경, 지식 등 모든 것이 다르다. 때문에 타인이 말하고 제시하는 표준화가 아닌 오직 내가 나를 위해 만든 표준화만이 필요하다. 판세를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오지 못할 바에는 조용히 실력을 키우며 기다리는 것이 낫다. 기다리는 과정에서도 타인이 제시한 방향을 걷는 것보다는 나만의 길을 걷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말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 "어제와 같은 삶을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라고 말한 아인슈타인처럼 나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거기에 나의 활로가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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