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중요하다. 돈이 있어야 다양한 것을 소비하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라고 해서 낭비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기 쉬운데, 따뜻한 밥 한 끼도 돈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는 게 요즘이다. 그렇다고 해서 옛날보다 살기 팍팍해졌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그만큼 전문가가 많이 생겼고 사회가 발전했으니까.
돈이라는 것은 내가 기꺼이 할애해야 할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는데 탁월하다.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생산한 식량, 누군가가 만든 테이블, 누군가가 만든 조명 덕분이다. 만약 이런 것들이 없었다면 직접 공수해야 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일들을 한다는 건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돈은 시간을 살 수 있다.
돈이 중요해서 인지 많은 이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어 한다. 엄청난 부자는 아니더라도 불안하지 않도록 어느 정도 수익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러면 지긋지긋한 일터에서 벗어나 내 시간을 마음껏 쓸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대부분 불로소득을 원한다. 그게 쉽지 않다는 함정이 있지만.
# 우리는 모두 사냥꾼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모두 사냥꾼일지도 모른다. 돈을 사냥하는 사냥꾼. 혹은 사냥꾼이 되고자 하는 예비 사냥꾼. 돈을 사냥하기 위해 매번 정글이라는 일터에 나가 치열하게 싸우고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휴식이 끝나면 다시 사냥터에 끌려간다.
그러나 대다수가 사냥에 실패한 채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들이 무능력한 걸까? 노력을 덜한 걸까? 요령이 없는 걸까? 그럴지도,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정말 돈을 좇는 방법이 제대로 된 것인지를.
# 당신은 돈을 어떻게 쓰는가
나는 소비패턴이 다양하지 않다. 가장 많은 지출은 역시 밥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많은 것이 커피다. 전체 액수로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빈도로는 압도적이다. 나는 왜 그 쓰디쓴 커피를 사서 마시는 걸까? 잠을 깨게 해서? 입이 심심해서? 커피 중독이어서? 모두 틀렸다. 카페가 나에게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카페가 나에게 공간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그래서 나는 저가 커피를 사 먹지 않는다. 대부분 저가 커피는 정말로 커피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커피도 내게 필요하긴 하지만 공간이 더 필요하다. 나에겐 커피가 아닌 공간이 더 가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돈 사냥꾼이 아니라 가치 사냥꾼이 되어야 한다. 타인에게 의미 있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쌍불을 켜고 봐야 한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다. 친구가 정성껏 비누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게 나에게 필요하지 않으면 소비하지 않는다. 우정으로 한두 번 사줄 순 있지만 자생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토피가 있는 친구에게 천연비누를 선물하면 기꺼이 사줄 것이다. 같은 상품이라도 상황에 따라 달리 가치가 매겨진다. 그래서 가치를 발견할 줄 아는 눈이 중요하다.
그러니 돈을 찾지 말고 가치를 찾자.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지 말고 친구가, 엄마가, 동생이 소비하는 것을 먼저 눈여겨보자. 거기에 내가 생각하지 못한 가치가 숨어있다. 그 가치를 상품으로 내놓는다면 돈은 절로 따라온다.
참고:
<언스크립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