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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an 12. 2020

평등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 평등한 것은 오직 시간이 흐르는 것뿐이다. 우리에게 유일한 평등은 모든 사람이 24시간이라는 시간의 조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외 모든 것은 불평등하다.


누군가는 월요일 아침 무거운 몸을 침대에서 일으켜 회사에 출근하지만 누군가는 오전 9시쯤 눈을 뜨고 커피를 한잔 내리며 조용히 티타임을 즐긴다. 둘의 차이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정확히 짚어낼 순 없지만(후자가 건물주나 부자여서 그런지, 어쩌면 이직을 위해 잠시 쉬고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어쨌든 한쪽은 시간에 자유가 있어 보이고 한쪽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모두가 다 후자 같은 삶을 원할지 모르지만 세상에 모든 이를 만족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등을 위한 노력은 안팎으로 지속되고 있다.


그러니 물질적인 평등만을 갈구한다면 계속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질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한계가 있기 있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물질은 무한으로 복사할 수 없다. 때문에 갈등은 우연이나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닌 필연적인 부분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평등을 물질적인 부분에서만 한정한다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덪에 걸리게 된다.



# 내가 느끼는 불평등은 어디에서 출발할까


물질적인 부분의 평등 외에 다른 것이 있을까?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다면 자연스레 돈을 떠올리게 된다. 물질적이며 동시에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약 돈을 떼어놓고 생각하면 어떨까? 돈 말고 다른 뭔가가 있긴 한 걸까?


물질적인 게 불가능하다면 심리적인 건 어떨까. 우선 심리의 작동방식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면 보자.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다. 10,000 원을 주울 때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기뻐할 일이고 누군가에겐 적당히 미소 지을 것이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10,000 원이 주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굶은 사람에게 10,000 원은 비교하기 힘든 엄청난 돈인 반면에, 맛있는 점심을 먹고 지갑이 두둑한 사람에게 10,000 원은 별거 아닌 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개인적 만족감은 측정하기 힘들고 수시로 변한다. 10,000 원의 가치는 그대로지만 느끼는 것이 다르다.


그렇다면 월요일 아침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타인을 보며 부러워하는 감정이 아닌 나의 감정을 충만하게 채워줄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그럼 좀 더 즐겁고 의미 있지 않을까.



# 나의 행복은 어디에서 올까


행복한 사람은 소유보다는 경험을 사는 사람이다. 소유를 사더라도 그 소유가 제공하는 경험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경험보다는 소유를 하는 사람이다. 심지어 경험을 하면서도 그 경험을 소유화, 혹은 물화해버리는 사람이다. - <굿 라이프>

    

당신의 충족감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당신을 어떤 길로 인도하는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월요일 아침에 스타벅스에 앉아 창밖을 보며 커피 마시는 일인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에게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만약 여유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나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끌려가서 하는데 저 사람은 하기 싫은 것을 안 해도 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너무 먹고 싶은 음식을 눈앞에서 먹고 있을 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유명한 맛집의 음식 사진을 보면 그것을 당장 먹어야겠다는 충동이 느껴질까?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개개인의 다양한 경험이 곧 평등을 만든다. 이는 물질적으로 채우지 않아도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것은 평등이 아니다. 평등은 다양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 <어디서 살 것인가>


내가 바라는 부러움이 남들과 '똑같이 하는 행동'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생각해보자. 작년에 다녀온 여행지가 TV 프로그램이 소개되는데. 내가 먹어보진 못한 음식을 화면에 굉장히 먹음직스럽게 소개하며 '이것을 먹어야 진정한 여행이지'라고 소개했다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만약 그것이 억울하거나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면 내가 그 경험을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다녀온 여행지에서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했다면 TV 속에서 소개된 것을 보면서 내가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나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경험이 내게 최고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자원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시도해봄으로써 누구도 비교할 수 없도록 독특한 경험을 쌓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판단기준이 가성비 같은 단일 기준이 아닌 각기 다양한 나만의 기준점이 존재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에 비 교당 할 일도 없고 비참해질 일도 없다. 왜냐면 그건 나만의 것이니까.





참고:

책 <굿 라이프>

책 <어디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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