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평균 기상시간이 7시 15분이었다. 지금은 평균 4시 40분에 일어난다. 대체로 지인들은 내가 기상하는 시간을 들으면 놀란다. 그리고 몇 시에 자냐고 물어본다. 내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10~11시 사이다. 좀 늦게 들어온 날은 11:30을 마지노선으로 둔다(그러지 못할 때도 있지만). 하루 평균 5~6시간 정도 자는 샘이다
어떻게 기상시간을 앞당길 수 있었을까? 그전에 왜 일찍 일어나려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처음 나의 목표는 지옥철을 겪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6시쯤 일어나면 쾌적하게 지하철을 탈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있었다. 다만 회사를 일찍 온다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런 것도 많이 사라졌다. 자투리 시간에 무언가 할 게 있으면 회사에 일찍 가는 것이 그리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그 시간에 할걸 하면 되니.
더 앞으로 당겨진 계기는 영어학원이었다. 학원에서 모집하는 스터디가 있는데 시작이 새벽 6시 10분이었다. 이 시간에 맞춰서 가려면 첫차를 타고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시에는 5시 20분에 일어나 재빠르게 준비하여 나왔고 그래야 겨우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할 수 있었다. 만약 이 계기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도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일어날 생각을 하진 않았을 거 같다.
6개월간의 영어학원이 끝난 후엔 다시 6시 기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시간이 집중하기가 좋다는 것을 깨닫고 좀 더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30분씩 당겨보기로 했다. 그전에 이전처럼 5시 20분에 일어나는 연습을 해야 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할 것을 설정해놨다. 책 읽기 같은 모호한 목표보다는 그날 반드시 해야 하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좀 더 유용하다.
가급적 집이 아닌 밖으로 나갔다. 예를 들면 24시 카페에 가는 것이 그런 것이었다. 일어나서 책상에 앉으면 다시 눕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니 빨리 씻고 나가는 게 최선이었고 그래서 이른 아침에도 오픈하는 가게를 좋아했다. 이후 4시 40분으로 기상시간이 굳히게 된 것은 회사가 24시간 오픈이라는 점이 상당 부분 차지했다.
지금은 종종 4시 10분에 일어난다. 그리고 일어나면 책을 읽는다. 이제는 아침 일찍 기상하는 게 몸에 익어서 책을 읽는다고 다시 잠들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전날에 자는 시간에 따라 기상시간이 조금 달라졌다. 하루에 5시간 이상은 자야 오후에 활동하는데 무리가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오후 시간 내내 졸고 있으면 아무 의미 없었다. 그래서 내 수면의 마지노선 시간을 알아내 정해둔 후 지금은 그 시간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
기상시간을 갑자기 1시간 앞당기는 것은 굉장한 리스크를 불러온다. 피로는 물론이고 따라오는 무기력함도 느끼게 한다. 뭐하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났나 하는 자괴감도 들고, 시간 활용면에서 꽝이다. 무턱대고 무리하게 해낸 것은 예상보다 생체리듬을 많이 파괴한다.
그에 반해 15분, 30분씩 앞 당기는 건 그럭저럭 할만하다. 몸에 부담도 덜하고 적응하는 기간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할 의욕이 꺾이지 않는다. 몸이 너무 피곤하면 회귀본능이 강하게 일어나지만 적당히 스트레스는 '그래도 버틸만하다'라고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1시간씩 확 당겨서 일찍 일어나는 것도 가능하지만 결국 의지가 꺾여서 포기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면 대체로 포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이 적당히 적응하는 기간을 두게 하여 하는 일에 거부감이 커지게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럼 오래 지속하고 마침내 원하는 바에 일어날 수 있게 된다. 결국 중요한 건 해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나의 마음을 어떻게 잘 어르고 달래면서 목표 달성을 할 것인가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리.
1. 일찍 일어나서 할 것을 정해두면 좋다
2. 가급적 집에서 나오는걸 추천한다
3. 몸과 마음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앞당기는 것을 추천한다(강하게 마음을 먹었다면 한번에 시간을 크게 당겨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