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Mar 13. 2020

<말 잘하는 법>에 대한 생각

똑같은 말이어도 다르게 전달되는 것이 있다. 가령 공부하면 좋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공부해'라고 말하면 공부하기 싫어진다. '공부를 해야 네 미래가 밝아질 수 있어'와 같은 뻔한 말도 잘 먹혀들지. 않는다. 하지만 공부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면 자발적으로 공부를 찾아서 하게 된다. 마치. 게임을 하듯 말이다.


무협지를 보면 사람을 살리는 칼이 있고 죽이는 칼이 있다고 한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칼은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쉽게 휘두를 수 없지만 언어에는 규제가 없어서 쉽게 경계선을 넘나 든다. 칼을 상대방에게 휘두를 때 상대방이 죽는 모습 말은 을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언어는 천천히 잠식해간다. 그래서 타인에게 한 말이 어떤 영향력을 갖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힘들다. 피드백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내 말을 고쳐야 된다는 생각을 덜하게 된다.


객관적인 어떤 판단 근거 기준을 세우고 타인을 나무란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당시에 가진 감정에 많이 좌지우지된다. 가장 좋은 예는 타인에게 어떤 문제점을 이야기해야 할 때다. 상대방의 똑같은 실수를 볼 때도 어느 날은 불같이 화가 나지만 어느 날은 너그러이 넘어간다. 수많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감정이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함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타인을 공격하는 말을 할 때는 내 기분 역시 상해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대상이 반드시 타인에게만 있진 않다. 때론 스스로에게 가혹할 정도로 잔인한 말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말에는 힘과 가속성이 있어 더욱 힘들게 만든다. 무조건적인 힐링이 좋은 방향은 아니지만 시작되는 악순환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잔혹한 말보다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게 할 말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언어를 적재적소에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마치 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른다고 해서 고기를 잘 자르는 게 아니라 결에 맞게 잘라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은 단순히 재미있거나 웃음을 유발하게만 하지 않고 적절한 말을 적절한 타이밍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언어는 어렵다. 지속적으로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비로소 의미 있는 전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게 맞는 회사를 찾아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