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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Mar 11. 2020

내게 맞는 회사를 찾아야 하는 이유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관심과 연결점이 있어 자주 지켜보는 편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궁금한 것도 크다.


요즘 스타트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난리다. 여기서 구하는 인재란 안타깝게도 신입의 자리가 아니다. 당장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신입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여유 있게 사람을 받으면서 키우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게 현실이고, 설령 신입을 받는다 하더라도 강도높은 일을 자연스레 요구하게 받게된다.


그렇다고 해서 경력이 있으면 모두 OK 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와 최대한 비슷한 경험이 있거나 기술적 노하우가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 한다. 게다가 요즘은 다루는 툴도 훨씬 다양해져 채용조건이 더 까다로워진 것도 있다. 요구사항이 점점 세분화되면서 회사에 맞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요구사항이 보다 명확해진 까닭이다.


취직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다양한 복지를 내놓는다. 커피와 간식은 물론이고 점심/저녁 지원, 눈치 보지 않고 휴가 쓰기라든가 탄력근무제, 3년 근속일 경우 10일 유급휴가라든가 등 다양한 복지를 내놓는다.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더 좋게 복지를 꾸며놓고 회사를 어필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만큼 인재에 대한 갈증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한다고 할 수 있을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그렇다 하더라도 실상은 좀 더 살펴봐야 한다.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충분한 경험이 있는 인사담당자가 없는 경우가 다수고, 여러 면모에서 아직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 누군가는 대표가 그리는 비전이나 의견과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도 꽤 발생한다. 


이 부분에서 훌륭한 복지를 내건 것에 조금 모순되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가 보는 복지는 대부분 물질적인 것에 한정된다. 휴가, 간식, 식대지원 등은 객관적인 혜택물이고 사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인재관리에 대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직을 결심할 때를 떠올려 보자. 이전회사에서 더 발전이 없을때, 더 나은 연봉을 제시하는 곳이 생겼을때, 성장판이 닫혔을때 결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 더 나은 연봉을 생각하거나 업무 기회가 많은 곳, 나를 동기부여할 수 있게 돕거나 성장 가능성을 가진 회사를 우선순위로 꼽는다. 복지가 나쁘기 때문에, 혹은 복지 하나만 보고 회사를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복지는 덤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기업문화, 혹은 팀 문화에 많은 신경을 쓰는 듯 보인다. 그 모습은 마치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의 부재, 인사관리 노하우 부재, 혹은 인적자원 활용 노하우 부족은 어떤 형태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자금이 부족한 회사일수록 사람을 관리(상부하조 식이 아닌 인재를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관리)하는 부서에 투자하려는 모습은 적을 수 밖에 없다. 행여 여유가 된다 하더라도 투자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좋은 팀 문화를 복지처럼 써놓은 곳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도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내게 맞는지는 또 다른 부분이다. 몇몇은 자신이 어떤 팀 문화를 좋아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막연한 유토피아를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워라밸을 포함한 업무에 관해 토론하고 분석할 여유가 있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나눌 수 있어도 업무토론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군가 강하게 푸시하지 않는한 고만고만한 상태로 넘어간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팀 문화가 좋다는 것은 워라밸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말하는 일하기 좋다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기 싫을 때 안 하는 그런 게 아니라 동기부여나 성장욕구 자극을 많이 한다는 의미다. 강제로 야근을 시키지는 않지만 결과물에 대한 압박은 존재한다. 때문에 업무강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내 가치가 워라밸에 맞춰져 있다면 이런 회사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복지도, 팀 문화도 나에게 잘 맞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강도가 센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업무 자율도가 높은 것을 선호하지 밥을 주거나 워라밸이 잘 지켜지는 것을 크게 와 닿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워라밸을 바라는 것 또한 일종의 모순이기도 하다. 그래서 면접 때는 업무강도가 셀 수 있다는 언급을 주로 한다. 하지만 말과 현실이 다른것처럼 막상 들어가고나면 '이 정도일 줄이야'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무원이 좋을 거란 예상에 몇 년간 공부해서 겨우 합격했지만 사퇴한 사람도 적지 않다. 복지와 연봉이 좋아 지원했지만 업무강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살피고 그 기업을 바라봐야 한다. 내가 오래, 그리고 꾸준히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회사, 혹은 직업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나에게 맞는 옷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보자. '경험 삼아 가보지 뭐'라고 생각하기엔 취업과 이직은 리스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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