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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Mar 25. 2020

워커홀릭이 경계해야 할 것

내게 만족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물론 인생이라는 것에 정답이 없는 만큼 만족하는 방법도 저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쇼핑이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친구와의 수다가,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오는 해방감을 느끼며 만족을 느끼곤 한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라는 규칙은 없지만, 기왕이면 '만족하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반박을 하는 사람은 적을 거라 생각한다. 한 번뿐인 인생 기왕이면 좀 더 잘 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렇다면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해야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나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책임의 규정을 어디까지 두느냐에 따라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일적인 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공부하거나 타인에게 수소문하며 어떻게든 되게 하는데 능숙하며, 지금까지 의뢰받은 일중에 내가 맡은 부분에서 어떤 성과물이 나오지 않았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중에는 전혀 돈이 안 되는 것도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스로에게 세운 자존심이자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종종 워커홀릭이란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을 대한다. 내게 일이란 타인과의 약속이자 지켜야 하는 무엇이며, 그렇기에 반드시 완성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그런 일련의 처리들을 해주면서 나는 만족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만족감으로 줄곧 살아왔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모든 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스스로 만족하는 방법에 대해 몰랐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만족은 내가 타인에게 어떤 것을 제공함으로써 얻는 만족이 컸다. 인정 욕구라든가, 도움을 주는 행위가 대표적이겠다. 하지만 이것들의 공통점은 타인으로부터 오는 만족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빼앗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것은 자신을 효율적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했던 말이다. 그는 자살의 큰 원인은 절망이 아닌 무망에 의해서라고 한다. 절망은 원하는 바가 있지만 희망이 꺾인 상태라면 무망은 좋아하는 게 더 이상 생기지 않는 것이다.


이어 그는, '무망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굉장히 책임감 있는 사람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과정에서 책임감과 부담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로부터 허탈감과 공허함이 무망으로 이어져 극단적인 자살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나의 지금 모습과 비슷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시간이 부족하구나. 나를 성찰할.


나는 여전히 새벽 일찍 일어나고, 매일 할 일을 해내며,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고 해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좋아할지를 좀 더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에 느꼈던 즐거움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서서 그게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인지를 묻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과 함께 스스로에게 하루 단 10분이라도 안도할 시간을 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은 자기 전에 적는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 하루를 돌아본다. 이전까지 의무적으로 썼던 기록을 좀 더 나를 알아보는데 써보기로 했다.


열심히 일하는 당신은 이미 인정과 존중받고 있겠지만, 어쩌면 나와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를 당신에게 이 영상을 추천하는 바다.




https://www.youtube.com/watch?v=AQiVdRGH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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