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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pr 09. 2020

창업과 팀 문화는 닮았다

창업을 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회사를 만들고, 구성원들과 힘을 합쳐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그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전달되게 하는 것을 창업이라고 생각했다. 사전적 의미로 봐도 비슷하다.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것, 사업의 기초를 세우는 것을 창업이라 하니 얼추 맞는 거 같다.


최근 팀 문화에 대해 많은 서적을 살펴보았다. 왜 팀 문화인가? 회사에서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 때문이었다. 대체로 규모가 크다 보니 혼자서 하는 일보다 협업을 잘하는 것이 시간적인 측면에서나 서비스 품질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업종이라 하더라도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고 론칭하려면 아무래도 혼자보단 여럿이 있는 게 유리한 면이 있다. 혼자 하는 것이 당장은 빨라 보이고 실제로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인적자원이라는 게 24시간 투입될 수 없기도 하고, 휴식도 필요하며, 때론 사람끼리 부딪혀서 나오는 좋은 아이디어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안 팀 문화에 푹 빠져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기도 했다. 동시에 마음 한편으로는 팀 문화를 좋게 만드는 것과 별개로 창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러다 책의 어느 한 구절을 보았다.



뛰어난 팀이나 회사는 창업자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된다. 그러나 창업자가 된다는 것이 회사를 창업한다는 뜻은 아니다. 창업자가 되고 또 자기가 속한 팀의 문화 창조자가 된다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선다는 뜻이다. -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나는 마음 한편으로 창업과 팀 문화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창업은 당장의 먹고사니즘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과 문화에 대한 집중보다, 서비스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것에 더 집중해서 생각했던 거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회사라고 해서 반드시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회사가 한해에도 셀 수 없이 많다. 그에 반해 팀은 좀 더 가볍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또는 팀원에게 꾸준히 월급을 지급하고 있고, 실적이 안 나온다 하더라도 당장 생존의 문제와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창업해 꾸리는 것과 팀 문화를 만드는 것은 흡사한 점이 있었다.


회사에서 팀이라는 것은 작은 기업과 다르지 않다. 타 부서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협상하고 하는 행동들이 기업 입장에서 타 기업과 협상하고 MOU를 맺는 등 행위와 크게 보면 비슷하단 말이다. 팀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해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과 닮았다. 그런 의미로 바라보니 좋은 팀을 꾸리는 것, 좋은 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미래의 내게 좋은 기업을 만드는데 발판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회사는 커리어와 경험을 쌓는 곳이라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돈을 받으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기보다는 반대로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다. 회사는 '돈을 지불하면서 나의 능력을 뽑아먹는다'라든가, '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하면서 대가를 받는 것'으로 보는 시각 말이다. 물론 이 시각도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처음처럼 말한 이유는, 회사만큼 내 지식을 경험과 경력으로 바꾸기 좋은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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