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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pr 11. 2020

옳다고 믿는것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

몇 년 전부터 최근까지, 어쩌면 지금도 나에게 깊은 영감을 준 단 하나의 영상이 있다. 그 영상이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꽃이 질까 봐 무서워, 꽃피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그 이후로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모든 것들, 예를 들어 직장생활, 업무, 책 읽기, 글쓰기 등 포함한 모든 일에 대해 적당히 하는 것을 경계하기로 했다. 특히 적당히를 경계하기 시작했는데, 적당하는 것이야 말로 사라질까 봐 무서워 제대로 해보지 못함을 의미하는, 보험을 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나은 것을 찾으려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최근 독서 편식에 걸려있다. 읽고 읽어도 자꾸 내용을 잊어버리는 내 머리를 탓하며 한번 읽을 때 제대로 읽어보자 라고 태도를 바꾸고, 옛날 이론이나 역사를 중요시 하기보다 최근에 나온 이론, 실천서를 좀 더 중시하기 시작했다. 때론 독서보다 인강 등에 의존하면서 이게 더 가성비가 좋을 거야 하며, 탐닉하는 현상도 생겼다.


그렇게 나는 점점 더 나은 것을 찾고 있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효율성을 생각한 활동은 중요하다. 똑같이 1시간 공부를 하더라도 더 효율이 좋은 방법으로 하는 게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결정적인 이유는 적잖은 기간 동안 운영한 블로그도 한몫한 거 같다.



#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다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꾸준히 써온 블로그가 있지만 나의 생활에 어떤 커다란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 여전히 조회수는 기대한 바를 넘지 못하거나 오히려 떨어졌고 이 모든 활동이 어느 순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점점 효율성과 더 나은 것을 찾기 시작했다.


어느덧 나는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더 나은 공부법은 없을까? 하며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끊임없이 찾아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엔 이직에 대한 염두까지 두면서 복잡한 생각이 머리 한가득 차 있었다. 겉으론 평온하지만 머릿속은 너무나 복잡해 마치 태풍 앞에 선 기분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전에 인상 깊게 본 영상을 우연찮게 풀 영상으로 보게 되었다.(내가 본 영상은 생각보다 많이 편집했다는 걸 그때 알았다. 정말 1도 눈치채지 못했다)



# 잊혀져 가던 것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여전히 나는 버벅거린다. 나 혼자 열심히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내 머릿속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충만하다. 그러나 타인에게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이미 몇 번의 시도도 있었지만 실패했고, 어떤 귀감을 주기보단 반감을 샀다. 그렇게 나는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하지만 혼자만 뿌듯해하는 열심히 사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조금씩 지쳐 어느덧 자극적인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으며, 감정에 휘둘리고 살고 있음을 우연히 알아차리게 되었다. 아마 어느 순간부터 궁극적 목표에 대한 부재함을 깨닫고 허탈함을 느끼는 시절과 맞물린 거 같다.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꽃은 피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말이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잊혀갔다.




하지만 영상을 다시 보며 내가 놓쳤던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나는 영원함을 보지 말기로 해놓고 영원함을 꿈꾸고 있었다. 노력을 통한 변화에 주목하지 않고 결과만을 보고 있었다. 매일 비슷하게 찍히는 조회수를 보면서 변하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비슷하게 반복되는 회사일에 취해 소소한 변화를 외면했다. 매일 하는 고민이 어제나 일주일 전, 한 달 전 고민과 같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나는 세상을 입체적으로 본다고 생각했지만 한 방향으로만 보고 있었으며 변화하는 것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결과만으로 변화를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 말아야지'하는 걸 하는 나를 발견하면서 쉽게 물들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래서 변하는 모든 것들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글을 쓴 숫자, 내용을 요약한 글 개수, 할 게 없으면 날짜라도 기록해보기로 했다. 매일 보는 달력이지만 이제는 일자를 하루하루 곱씹어보기롤 했다. 모든 무상(無常)을 관찰해보려 한다.


앞으로 나는 나아질까? 아니면 다시 이전과 같은 좌절에 빠질까.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만 해보는 것뿐이다. 다시금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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