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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pr 27. 2020

글쓰기와 정리정돈은 닮았다

포스팅을 꾸준히 하기로 시작하면서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을 쓸까 였다. 분명 적지 않게 책을 읽는 거 같고, 주제가 던져지면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데 정작 하얀 배경에 커서가 깜박이는 화면 앞에서는 벙어리가 된다.


정리정돈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당장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명확하게 서지 않아서 일 때가 많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 어떤 콘셉트로 정리할지 결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것과 비슷하다.


글쓰기는 정리정돈과 닮았다. 주제를 선정하고 거기에 맞는 것들을 걸러내 짓기를 해야 한다. 때문에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다른 것들을 버리고 와야 한다. 떠오르는 대로 전부 쓰는 것은 불가능하며, 주제에 맞지 않는 글을 붙이는 건 매력 없이 쓴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정리정돈 역시 마찬가지다. 정리정돈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무엇부터 버릴 것인지 정해야 한다. 이미 가득 차 있는 방안을 그대로 둔채 한다면 힘들게 정리한 후에도 별로 달라진게 없어보인다. 무엇을 버릴지 정한다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정리할것인지 결심하는 것과 같다.


불필요한 것을 버려야 비로소 필요한 몇 가지가 남는다. 글쓰기는 그러한 것들을 주워 하나의 문단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리정돈 역시 그렇다.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비워내야 비로소 무엇을 두면 좋을지 떠오른다.


소재거리가 있다고 아무렇게나 붙이면 안 된다. 짜임새 있게 어떤 순서로 이어 붙일지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 없는 것은 또 버린다. 반대로 여기 들어가면 좋을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 인용한다. 


정리정돈 역시 그렇다. 서랍을 뒀다고 해서 아무거나 채워 넣으면 정작 정리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한 채 금세 가득 차게 돼버린다. 그 공간에 맞는 생각한 것을 배치한다. 차곡차곡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기에 이게 정리되는 게 더 좋겠는데'라고 생각한 것이 떠오르면 고민해보고 배치한다. 처음엔 필요해 보이던 물건이 막상 정리하면서 필요하지 않을 수 있겠다 생각하면 과감히 정리한다. 


글쓰기와 정리정돈은 서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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