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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May 25. 2019

야망이 두려워 성장을 멈춰야 할까?

우리 모두는 변한다. 그리고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한다. 플러스는 성장, 마이너스는 퇴보한다고 구분 지을 수 있지만 퇴보 또한 이면에는 성장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퉁쳐 모두 성장한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성장의 방향에 따라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있고, 개인적인 방향에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의 능력이 좋아질수록 전보다 이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사람은 실력이 있는 사람에게 끌리기 때문이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이전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주거나 기존에 있는 제품이라 하더라도 우위를 가지는 제품을 내놓는 회사에 호의적이게 된다. 그 기업이 내 인생에 도움을 준다고 까지 생각하진 않을지언정, 적어도 만족할 상품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업은 끊임없이 더 좋은 제품을 주기 위해 연구하고 발전하고 좋은 제품을 제공한다. 서비스나 상품이 점점 더 좋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유입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마침내는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거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유명해진 만큼 관련 책도 많이 나온다. 구글이나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여서 번역되지 않은 책도 많이 있다. 때론 우리에게 경고를 주듯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한 인터넷 기사도 보게 되는데, 예를 들면 '독점'이나 '야망'과 같은 단어를 사용해 쓴 기사들이 그렇다.


단어가 프레임을 형성하듯 야망이나 독점이라는 단어는 경각심을 주게 한다. 실제로 그들은 엄청난 기업들을 집어삼키고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없으면 생활이 불편해할 그런 상황까지 놓였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성장을 멈춘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더 이상 성장할 것이 있다고 생각조차 들지 않는 아마존은 여전히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 돈을 사용한다. 2016년 아마존은 161억 달러를 R&D 투자 비용을 사용해 당시 1위에 올랐고, 구글은 139억 달러를 사용해 2위를 차지했다. 그들은 대체 어디에 투자를 하는 걸까? 모든 것을 다 알 순 없지만 얼추 유추해보면 그들이 투자하는 곳의 결과는 소비자에게 있다. 즉 소비자가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빠르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마켓플레이스를 선보여 판매자와 구매자를 만나게 하는 공간을 열었다. 아마존은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시스템을 이용해 유통시장이 더욱 활발해지도록 유도했다.


구글의 경우 뛰어난 검색엔진 기능으로 이제 우리는 웬만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논문부터 뉴스, 누군가 적어놓은 포스팅까지 다양한 정보들이 인터넷에 있다. 우리에게는 네이버가 익숙하지만 폐쇄적인 정책 때문에 외부정보가 잘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비해, 구글은 내부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보다 인터넷에 생성된 수많은 정보를 대상으로 수집, 검색에 노출시키기에 다양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다.


그들이 더 많이 노력할수록 사람들의 삶은 더 편해졌다. 그런 과정 속에 그들이 어떤 숨긴 의도를 가지고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여러 면에서 혁신이 일어났다. 사실 이쯤 되면 한 가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 같다. 모든 기술 또는 도구는 양면성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 만약 그들이 성장하지 않는다면


우선 생각나는 것은 도태되는 기업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발전 없이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 경우도 대부분 규제를 통한 독점적 구조를 가지지 않는 한 시장에 등장하는 신생기업에 의해 타격을 받아 사라진다. 실제로 50년 동안 생겨났다 사라진 기업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들 모두 기술발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도태되어 사라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때문에 기업은 늘 사활을 걸며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이것을 단순히 기업으로만 생각할 순 없다. 구글이나 네이버가 없는 시절을 생각해보자. 어느 정보 하나를 찾기 위해 도서관을 들락거리거나 무거운 책을 들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즉 우리의 생활은 그 같은 기업들의 등장으로 인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이에 대한 부작용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있고 난 뒤에 선택할 수 있는 편이 낫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내 경험상 주변 사람에게, 부모세대에 물어봐도 80년대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의 성장은 생활의 윤택함을 가져왔다. 보다 좋은 정보를 쉽게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고,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고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게 되었다. 편리함은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고, 관련 기업은 점점 더 커졌다. 누군가 보면 그런 현상 때문에 그들을 보이지 않는 제국이라는 표현이라고 쓰지만 그들이 주는 혜택은 달콤했고, 지금 온전히 누리고 있다.



# 그들을 감시하는 우리


성장과 확장이 야망을 가지게 한다는데 100% 동의할 수는 없다. 만약 이 두 개가 같은 것이라면 단어로 분리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성장과 확장이 야망을 갖게 하는 조건이라는 점에서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강한 국가나 개인이 다른 마음을 먹었을 때 얼마나 큰 해악으로 다가오는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누군가 말한 음모설 같은 이야기도 완전히 틀리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어떤 기술이든 양면성을 가지듯 이것 또한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말하는 도덕성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Don't Be Evil'이란 모토를 내거는 것처럼 그들도 스스로가 나쁜 짓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감시하자는 의미에서 그와 같은 모토를 걸었다고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그들의 제품을 이용하지 않고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품이 없는 독점구조는 제품을 버리는 행위가 쉽지 않다. 다행히 우리는 구글이 없다 하더라도 네이버나 다움을 이용할 수 있다. 조금 불편함이 있을 순 있지만 반대편에 있는 기업은 기회를 이용해 이용률을 올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이고 불편함은 금세 해소된다.


자율시장 체제 아래에선 나쁜 행동을 하려 해도 유저들이 금세 알아차리기 때문에 쉽게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양심이 잘 지켜지는지 유심히 지켜보면서 감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는 동안 기업은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우리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들 역시 시장이라는 심판대에 올라가 있으며 우리들의 눈이 그들의 행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이나 발전하지 않으면 윤택한 생활이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때문에 성장은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성장의 결과가 독점이나 악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저지할 수 있게 다양한 제도와 이용자들의 관념이 깨어있어야 한다. 마치 그런 것을 못할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는 기술이 주는 혜택 덕분에 역사상 가장 풍족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글에 많은 내용을 모두 담을 수는 없다. 지면이나 전달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정보를 하나의 관점을 기준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듣는 사람도 명확하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고,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 그들이 말하는 제국의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한편으론 좋은 면도 있다는 것을 긍정할 필요도 있다.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뒤처진 사회에서 살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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