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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un 29. 2020

효율성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

개인적으로 컴퓨터로 글 쓰는 걸 선호한다. 모바일에 있는 키보드로 치고 있으려면 답답함에 그만하고 싶다는 갈등과 부딪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인 맥락을 보는데도 힘들고, 핸드폰에 몰두해 쳐다보는 것도 썩 좋은 기분이라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휴대성만 본다면 핸드폰이 압도적 완승이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영감을 캐치하기에도 좋다. 그런데 타이핑하는 게 힘들다 보니 잘 안 쓰게 되고 그렇게 날려먹은 글감도 여럿 된다.


절대적인 생산 효율성은 뭐니 뭐니 해도 컴퓨터다. 하지만 내 손에 더 많이 들려있는 것은 핸드폰이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글감만 저장해 컴퓨터로 글을 쓰거나, 혹은 핸드폰으로 쓰거나. 전자를 선택해서 실험해본 결과 글감만 저장하는 것은 당시의 기분이나 경험, 영감을 오롯이 다시 떠올리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글감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잘 없었다.


물론 글감을 좀 더 상세하게 저장하면 좀 더 많이 기억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핸드폰으로 타이핑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내게는 글감을 상세하게 쓰는 것도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막상 컴퓨터를 켜면 머부터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다. 효율성을 자꾸 의식해 모바일로 뭔가를 기록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깔려 있었고, 그로 인해 기록을 더디게 하여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안 한 꼴이 되었다.


그래서 후자인 도구 쓰기를 능숙하게 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핸드폰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좀 더 유용하게 하기로 했다.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글을 쓸때 컴퓨터보다 핸드폰으로 직접 타이핑한다. 효율성을 생각하면 정말 별로다. 최악엔 품질도 나빠질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컴퓨터를 결코 따라갈 순 없을것이다. 하지만 항상 최고의 선택을 할 순 없다. 최고의 순간에만 존재할 순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도구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해볼 생각이다. 그로 인해 글감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output을 낼 수 있는지 테스팅해볼 예정이다. 안되면? 그때 생각해볼 이슈다.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최선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차선은 틀린 일을 하는 것이다. 최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시어도어 루스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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