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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ug 31. 2020

색을 찾는데 나처럼 방황하지 않았으면

좋아 보이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릴 때는 그게 게임을 잘하는 능력이었고, 성인이었을 땐 남들이 가진 어떤 능력이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누군가를 쫓아가는 삶을 살았던 거 같다. 그걸 안 것은 웃기게도 마케팅과 브랜딩 공부를 하면서다. 


타인의 색을 부러워했다. 가수라면 목소리를, 만화가라면 그림실력이 부럽듯 말이다. 타인에게서 무언가를 부러워한다는 것은 지금 내가 가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때문에 더욱 열망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지게 됐을때의 기분을 상상의 힘을 빌려 채워넣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과 상상은 다르듯 개인이 하는 상상은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부정 적면보단 좋은 면만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부분을 미처 생각할 겨를도, 굳이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 그런 행위는 내가 동경하는 것에 대해 마이너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을 닮아가려 노력했다. 내가 가진 것을 바라보기보다 그들이 가진 것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는 딱 잘라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 사람이 그런 색을 갖게 된 배경은 그 사람의 환경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작게는 거주하는 것에서부터 인간관계, 말하는 습관, 사람을 대하는 방법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부분이 구성되고 조직화되어 그 사람의 재능으로 발현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배경이 없는 내가 그 사람의 어떤 특출 난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또는 완벽하게 닮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태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영영 그사람의 그림자만을 쫓는다는 의미다. 결국 나다움이 필요하다. 배달의 민족이 배민다움을 내세우듯이 개인의 영역에도 독자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타인에게서 나온 장점은 그 사람이기에 가능하고 당연히 그 사람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나다움을 가꾸는 것은 그것 자체로 독자적이며 경쟁할 수 있는 요소, 즉 무기가 된다. 나답게 행동하기 때문에 불필요한것에 마음쓰거나 고치려 노력하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스스로의 향상심을 위해 고민하는 것이니 보다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단 의미가 된다.


이걸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나는 타인을 부러워하는 시간에, 타인을 이겨보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에 나다움을 좀 더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전에 철학자 강신주의 말처럼 색을 칠하려 하지 말고 내가 가진 색을 드러낼 줄 알았다면, 그게 진정 내 삶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그렇기에 이 글을 보는 사람은 나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비록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글중 하나일 뿐이지만 이 글이 당신에게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역시 누군가의 글을 보고 도움을 받으며 여기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끌어주는 것은 결국 사람임을, 그게 온기일지 책이나 영상 같은 것일지 알 수 없지만 콘텐츠만은 적어도 도움을 주고자 하는 선한영향력에 비롯된 글이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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