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Sep 10. 2020

후임이란 자리는 시키는 일만 하는게 아니에요

가끔 그런 사람을 봐요. 위에서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 아니, 최선을 다하는 사람.


회사에 가면 직급이 있고, 윗사람이 있죠. 그리고 그 사람들은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이걸 해야한다, 저걸 해야한다. 노하우가 담겨서 말하는 경우도 있고, 때론 잘 모르지만 일단 해봐라는 식으로 맡기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종종 신기한 걸 목격해요. 질문하지 않는 후임들을 보기 때문이에요.


그들도 나름의 질문을 해요. 그런데 그 질문들이 왜(why)가 아니라 어떻게(how)를 많이 물어봐요. 일을 받긴 했으니 why는 알아서 정해졌을 거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중요해지는 것이죠. 왜를 물어보는 것은 내 영역이 아니니 책임여부가 없지만 어떻게는 내가 해야할 일이니 책임이 들어가고 적극적이게 돼요. 종종 왜를 물어보는 친구도 있긴 해요. 그런데 왜를 ‘한 번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why)는 절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요. 실무를 하면서 새로운 것이 발견되거나 하여 기존 목표와 충돌이 일어날 경우 왜를 다시 물어봐야 해요. 그러나 이 부분을 생략하거나 무시하고 일을 완료하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아요. 물론 맡은 일이니까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은 기특하긴 하지만, 사실 상사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닐 수도 있어요. 실무로 적용되다보니 상황이 달라져 목표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어떤 변곡점이 발견되었을 때는 거침없이 문제를 제기할 줄 아는 것이 좋아요. 물론 이것도 팀이나 회사 분위기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열린 팀장, 열린 조직문화라면 이런 의견을 기꺼이 받아줄 거예요. 그게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라는 걸 상사들도 알거든요.


시키는 일만 잘하는 건 매력이 없어요. 시키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을 ‘잘’해내는 것이 중요하죠. 모든 김치찌게 집은 다 김치찌게를 만들어요. 그런데 '맛있게' 만드는 김치찌게집은 드물죠. 잘하는 것과 그냥하는 것은 차이가 천차만별이에요. 


잘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고, 때문에 다시 질문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해요. 그래야 일을 여러 번 수정하지 않고 그게 효율성으로 연결되기도 하니까요. 또 일 잘한다는 소리도 들을 거고요.


그러니 일을 할 때는 어느 정도 주관을 갖고 의견을 붙일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게 싫다고 하는 팀장이나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에 머물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나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 회사라는 건 나를 키울 생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기계에게 어떤 가르침을 전하려 하지 않잖아요? 기계는 쓰다 보면 언젠간 안 쓰게 되니까요. 그러나 부모님들을 보세요.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노력하잖아요.


상사는 일을 ‘잘’하는 후임을 좋아하지 일을 기계처럼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요. 실무를 하면서 생기는 변수를 공유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제시할 줄 아는 후임을 더 좋아하게 되어있어요. 기특하잖아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그 모습이 이 글을 읽는 당신이었으면 좋겠어요.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224


매거진의 이전글 빡세게 일 좀 해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