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다 보면 왠지 회사에 한 부속품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죠. 이건 신입이든 경력이 많은 사람이든 관계없이 한 번은 반드시 거치게 되는 감정인 거 같아요.
열심히 일했는데 혼나기만 할 때, 의견을 내는데 무시당하는 거 같을 때 기분이 참 나빠요. 때론 이렇게 열심히 살아서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이럴때 SNS을 보다 보면 ‘뭐하러 열심히 일하냐 어차피 회사일인데, 네가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알아봐 주는 사람 없다’ 같은 말이 얼마나 가슴와닿는지.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지. 누구는 대충다녀도 월급 잘나온다는데 나는 왜이리 힘드나 한숨만 나오죠.
이런 현상을 무기력증이라고 해요.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느낌을 자꾸 받게되면 의욕도, 자신감도 떨어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지는 거죠. 그래서 신입의 패기라 불리는게 사라질 때가 있는데, 이런 데서 의욕이 꺾여 그런거에요. 그래서 어느 순간이 되면 ‘아 몰라’ 상태가 돼요. 회사도 싫고, 일도 싫고 다 싫은 그런 상태랄까요. 풍파를 자꾸 맞으니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겠다 싶은 거죠. 문제는 무기력이 학습된다는 거에요.
여행 좋아하시죠? 어릴때 하는 여행과 나이먹어서 하는 여행은 조금 다르지만 어쨋든 여행은 즐겁죠. 어릴 때 여행을 많이 듣지 않았나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고, 그 나이 아니면 못간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사실 여행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나요?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신경 쓸건 왜 이리 많고 챙겨야 할 건 왜 이리 많은 건지. 게다가 여행지에 도착했는데 내가 기대한 것보다 별로 일 때의 실망감 한 번쯤 갖고 계실 거예요.
그런데 그후엔 어떤가요. 여행 가는 게 싫어지던가요? 다시는 캐리어가 꼴도보기 싫어지던가요? 오히려 다음에는 어떻게 가면 좋을까, 어디를 갈까 하며 고민하게 되죠. 굳이 힘듬과 수고로움, 그리고 기대보다 실망이 클지도 모를 여행에 다시한번 도전하게 되요.
물론 여행과 일은 다른 점이 많죠. 일을 여행처럼 하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것만은 배우면 좋을 거 같아요. 회사생활을 하다가 좌절이 오면 더 이상 하기 싫고 부정적 생각만 나요. 그런데 여행은 정 반대죠? 더 좋은 곳을 찾아보려 하고, 다른 곳을 보며 설레기도 하잖아요.
회사뿐 아니라 삶의 여정 자체가 그래요. 사실 살다보니 기대한 일이 이뤄지는 것보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 경험을 더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아니면 그런 것만 잘 기억하거나요. 그래도 어린아이들처럼 다시 우뚝 일어나 도전하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좌절할 일을 당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해서 남들과 같이 똑같이 축 처지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일을 열심히 해 나만의 노하우를 키워나가며 경쟁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종종 그런 말을 해요. 네가 회사를 잡지 말고, 회사가 너를 잡게 하라고. 그러려면 내가 가진 스킬을 업시키는 게 중요하겠죠. 그럼 극복해야 해요. 내가 가진 한계를. 그걸 회사 외 다른 곳에서 찾는 것도 방법이지만, 회사에서 보내는 9시간은 대충 보내기엔 너무 길어요. 시간이 아깝지 않으세요? 잠을 자도 원없이 잘 수 있는 시간인데. 남들과 똑같이 그저 앉아서 적당히 모니터 좀 보다가 적당히 밥을 먹고 적당히 퇴근하는 게, 혹은 월급루팡 하는 게 정말 본인이 운이 좋다고 생각하나요?
좀 더 치열하게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그 태도만이라도 배워가면 좋겠어요.
오늘은 어떤 좌절을 극복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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