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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ug 19. 2020

일 많이 하는 것을 무조건 싫어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인터넷 문화를 나쁘게 보는 편은 아니지만, 어떤 데는 이렇다, 어떤 데는 저렇다 이러면서 선입견을 심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업종이나 일의 형태를 보면서 깡그리 무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솔직히 가끔은 좀 한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일을 열심히 하면 호구가 된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어느 부분은 맞습니다. 그걸 악용하는 사람도 존재하지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나에게 기대하고 의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별 상관없다면 오히려 나에게 물어볼 것도, 도움을 요청할 일도 별로 없습니다. 형식적인 것만 물어보겠죠. 그런데 인터넷을 보다 보면 일을 많이 하고 잘하는 것을 호구 취급하는 글을 볼 때가 있습니다.


저는 젊을수록 그런 경험을 더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일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고, 더 많은 해결방법을 학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이 친구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친구 안지 아닌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종 취업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가 제가 경험한 것에 대해 상세히 묻거나 혹은 문제를 가상 시뮬레이션하여 어떻게 풀어낼 건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면접관으로 참여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그때 상대방이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이 친구가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태도를 갖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저를 면접 본 상대방 역시도 마찬가지겠지요.


일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요즘입니다. 힘들어도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어떻게든 해낸 친구들을 보면 감동이 있습니다. '와 저걸 해내?'라는 일종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면접 때 보여주는 1회성 감탄과는 다릅니다. 


일정 기간 동안 기적을 주기적으로 보여준 사람이 타인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러브콜도 잘 받습니다. 그런데 일의 중심에 있어본 적이 없는 사람, 혹은 내 일을 책임지고 좋게 만들겠다고 다짐해본 적이 없던 사람은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때론 그런 게 있다는 것도 모르는 거 같습니다. 본인은 어떤 만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희열을 느꼈을 거면서 말이지요.


세상 모든 일은 의미 있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자신을 되돌아볼까요? 내가 보낸 하루에서 의미 있게 시간 쓴 일은 과연 얼마나 많이 차지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기 위해선 양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양도 충분하지 않은데 질부터 따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순서가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했기 때문에 능숙하게 잘하는 것입니다. 초보가 초보인 이유는 아직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법적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해봅시다. 사건 경험이 많은 노련한 변호사와 생초보 변호사 중 누구에게 자문을 구하고 싶은가요?




일의 중심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어느 날 그런 일을 맡게 되면 일을 망칠 확률이 높습니다. 책임감과 무게에 관한 훈련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책임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저는 이것을 용기라고 봅니다. 힘들걸 알면서도 가시밭길을 걷기 때문입니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스스로에게 있어 일의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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