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Dec 31. 2020

내가 자주 성장을 들먹이는 이유

최근에 보기 시작한 웹툰이 있는데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고 한때 SNS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웹툰이다. 소설이 원작이고 소설도 웹툰도 둘 다 유명한 듯하다. 소재가 참신하다. 평범한 일상에 판타지가 가미되어 있지만 그 와중에 주인공만 레벨업을 한다는 것.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레벨업이라는 개념이 생소하지 않을 것인데, 이게 일상 같은 환경에 나 혼자만 레벨업 한다는 말은 어쩌면 조금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이 웹툰을 보다 얼마 전 본 김경일 교수의 ‘인간에게 게임이란?’ 주제의 영상이 떠올랐다. 피드백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웹툰에서 주인공은 어떤 퀘스트와 피드백을 받으며 남다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물론 이 성장폭이 큰데 어떻게 그걸 대입하느냐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크든 작든 성장한다는 면은 같다.


올해 본 최고의 만화책 슬램덩크에서 신준섭이란 캐릭터가 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3점 슛을 연달아 넣는다. 그리고 감독의 독백이 시작된다.


슈터에게는 확실히 재능이 필요하다. 중학 MVP를 따낸 정대만에겐 그 재능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진정한 슈터는 연습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끝없는 반복 연습만이 슛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신준섭은 그때부터 하루 500개의 슛 연습을 거른 적이 없다.


만약 슛 500개를 연습하는 장면으로 몇십 페이지를 쓴다면 아무도 그 만화책을 재미있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없었다면 신준섭이라는 캐릭터를 그보다 매력적이게 그릴 순 없다. 그는 언젠가 활약할 자신의 무대를 위해 매일 슛 500개를 거르지 않고 매일 한다. 그는 착실히 성장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성장을 무시할 정도로 재능을 타고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재능을 노력과 결부하지 않으면 잠깐 빛나다 사라지는 혜성과도 같다. 재능을 숙련된 기술로 만드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영역이다. 나만의 노하우로 넘기지 못하면 그 재능은 서서히 죽게 된다. 우리 모두는 그런 재능을 한 개 이상 가지고 있다. 다만 키우느냐 마느냐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루에 9시간 이상, 출퇴근 시간을 포함하면 10시간 이상을 회사와 관련된 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겐 일과를 마감하는 것, 시간에 쫓겨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노력과 실전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당장 변하는 것도 없고 너무나 막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매일 자신의 할당량을 채우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오직 자기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시작했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노력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레벨 업하기 위해 노력하며 현재의 나를 다독여 어떻게든 하게 한다. 웹툰 주인공처럼 누군가는 레벨업 하고 있다. 그게 빠른 사람은 빠르게, 느린 사람은 느리게 나타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것들이 언젠가 다 드러난다는 점이다.


내가 성장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 성장에 대해 자주 글을 쓰는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다. 우리 모두는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성장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자 스스로의 의지다. 그 과정은 너무나 지루하고 지난해서 함부로 하라고 말하기가 겁나며 누군가에게 쉽게 권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나 자신의 변화를 누구보다 열광할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한해가 저무는 지금, 그리고 내일부터 시작하는 새해를 향해 질문한다.


나는 지금 기적을 만드는 길에 서 있는가?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21

https://brunch.co.kr/@lemontia/129


매거진의 이전글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색을 드러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