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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Dec 29. 2020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색을 드러내자

회사에서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은 사실 어려운 게 아니다. 적당히 일하면 좋은 사람이 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일을 적당히 하고 상대방의 눈에 띄지 않으며 내 주장을 말하지 않으면 된다. 웬만한 일엔 yes를 외치고 그러다 일이 쌓이면 과하다고 말하되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게 조심하면 된다.


어쩌면 이 방법이 당신의 회사생활이 성공적이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 주제에는 정답이 없다. 사람마다 회사, 일에 대한 생각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인상을 남길 순 없다.


개인적으로 악플도 인기라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나쁜 소문이 돈다 하더라도 우연히 나와 함께 일 했을 때 ‘이런 모습도 있었어?’와 같은 인상을 주면 오히려 호감이 몇 배나 쌓인다. 무채색 같은 이미지는 협업 관계에서도 사람 대 사람으로 보는 것보다 사람 대 무생물처럼 대하게 된다. 상대방에 대한 인상, 반함보다는 ‘일이니까 잠깐 함께 한 사람’으로 남는다.


또한 스스로가 떳떳하면 내 주위로 어떤 소문이 돌든 사실 상관할 바가 아니다. 오해라는 건 내가 막는다고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걸 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 더 엉킬 수도 있기에 내버려 두는 게 나을 때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다.


모든 사람에게 비호감이 되는 방향이 아니라면 어떤 나쁜 모습도 누군가에겐 호감이 될 수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예가 그렇다. 일을 잘하지만 직설을 날리는 사람. 이런 사람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그들의 독설을 한두 번 듣다 보면 ‘뭔 말을 저렇게 해’라며 감정이 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일처리 능력이 정말 똑 부러진다면 다음에 일 못하는 사람과 협업하여 답답함을 느낄 때 '차라리 그 사람이 나았어'라며 미화된다.


나쁜 사람이 된다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어차피 같이 못할 사람이라면 빨리 필터 되고, 함께 할 사람을 빨리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색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조차도 일할 때는 자기 색을 드러내길 꺼려한다. 서로 색을 드러내지 않기에 서로 맞는 사람인지 알아가는데 한참 걸린다. 그러다가 뒤늦게 실망하게 되면 그게 두배가 되기도 한다.


색을 가지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색은 가지는 게 아니라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문화는 색을 드러내기보다는 색을 감추고 주변과 동화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기며 스스로에 의해 혹은 타인에 의해 색을 덧칠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나의 색을 드러낼 줄 알아야 한다. 그 색의 근간은 실력이 되는 게 좋다.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정말로 필요한 사람이 되어 그 사람의 뇌리에 강하게 꽂을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훨씬 오랜 향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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