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Jul 19. 2019

배민과 요기요, 어디까지 벌어질까

비슷한 시기에 떠오른 두 개의 브랜드가 있었다. 하나는 배달의 민족이고 하나는 요기요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지만 지금 둘의 차이는 확연히 다르다. 그들의 격차는 어디서 온 걸까?


2014년 박신혜가 등장한 요기요 광고가 머릿속에 아직 남아있다. 당시 CF퀸인 박신혜가 등장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굉장한 영향을 미칠 광고는 아니었지만 머릿속에 남았던 이유는 호감이 있는 연예인이 모델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시기에 배달의 민족은 류승룡 배우를 섭외해 광고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굉장히 재미있던 광고인 걸로 기억한다.


이후 둘은 서로 다른 횡보를 걷는다. 요기요의 경우 여전히 연예인 광고를 쓰는데 반해 배달의 민족은 언어유희를 이용해 광고를 시작하며 요즘은 자체 캐릭터를 만들어 광고를 만든다. 매체마다 광고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좀 더 세분화된 마케팅은 사람들의 인지도를 꾸준히 상승시켰고, 더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켰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둘의 간극은 콘셉트와 문화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배민다움> 책에서는 자기들이 B급 감성으로 마케팅을 한다고 했다. B급 감성이란? 핵심 타깃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세대, 막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B급 감성의 유머 코드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달의 민족은 지하철 입구에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수많은 광고문구 중 하나인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자주 사용하는 고객층이 좋아할 만한 이벤트를 자주 열면서 노출도와 브랜드 인식을 꾸준히 키웠다. 그 결과 2018년 통계자료를 보면 배달앱 시장점유율에 55%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마케팅적인 측면은 이미 좋은 글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면에 중요 축을 차지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기술이다.



# IT 기술자에게 핫한 우아한형제들(배민)


IT업계에선 배달의 민족이 굉장히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실력 있는 개발자를 대거 모셔가는 현상도 있고, '우아한테크캠프'를 운영해 개발자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SNS나 유명 책을 낸 저자도 배민에 있는 것을 보면 단순 소문은 아닌 듯하다. 그들은 왜 거기에 모여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좋은 환경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좋은 환경이라는 것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 하더라도 말이다. 누군가는 복지가 우선순위일 수 있고, 누군가는 연봉이, 또는 워라밸을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함께 할 사람이 누군지, 얼마나 서포트를 받을 수 있는지를 따져본다. 내 작은 관점에서 보자면 사람과 서포트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잘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니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실험하고 적용하고 피드백을 받아 성장한다.


이러한 선형구조는 팀 전체를 상향시킨다. 상향한 팀은 회사에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같은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토론하며 배운 것들을 기술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겉에 보이는 모습이 이러할지언데 안에는 얼마나 많은 일들이 오고 갈지 상상이 안된다. 이러한 모습이 더 좋은 인재를 모셔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하는 거라 하더라도, 어쨌든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 그들은 왜 우아한형제들에 모여드는 걸까


어느 날 IT 종사자가 운영하는 유튜브를 보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기술자들이 기술이 주가 아닌 회사에 몰린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게 썰 풀었다. 기술이 주가 되는 네이버, 카카오 등 좋은 회사가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배달이라는 서비스에 꽂힌 걸까? 영상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생각해내기 힘들다고 했지만 두 가지로 추출해볼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한다. 


1) 사람이 좋아서 쫓아간 경우 

2) 자기들이 쓰고 싶은 기술을 맘껏 쓸 수 있으니까


어떤 것이 답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곳에는 기술발전을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의 격차가 비교적 최근에 우리에게 체감되었다는 것이다.



# 비슷한 이벤트, 다른 성과


얼마 전 초복이 있었다. 초복 하면 떠오르는 것이 닭요리다(삼계탕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다른 닭요리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마케터들이 이런 것을 쉬이 넘길 리 없다. 그래서 할인쿠폰을 퍼트렸다. 그런데 요기요는 서버가 터졌고 배민은 서버가 원활히 돌아갔다.


누군가는 이것을 보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유저 입장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충성도가 있는 고객은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계속 이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연스레 원활히 돌아가는 배민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 이런 경험은 회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프로모션을 위해 집행한 예산과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 채 종료되었을 수도 있다. 소풍 가는 날에 비가 오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기획자도 다음부터는 서버 상태를 염두에 두어 행사 부피를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배달의민족은 더 큰 서비스를 준비하려 할 것이다. 만약 요기요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개선하지 않는다면 다음에 똑같은 일이 또 발생할 것이고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다.


https://www.zdnet.co.kr/view/?no=20190712173712




빈부격차는 돈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브랜드는 물론이요, 기술에서도 빈부격차가 발생한다. 기술은 결국 기업이 먹고사는데 필요한 핵심 요소이다. 그러나 많은 경영인이나 의사결정권자는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않는 듯하다.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의 삶만 비교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것을 쉬이 넘어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살펴보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전 방법으로만 적용할 뿐 새로운 것을 학습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시대가 변하니까 어쩔 수 없이 변하는 것을 '나는 변화에 맞춰서 잘하고 있어'라고 착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더 많은 투자를 한다. 기술의 수준을 월등히 더 높여 아무도 따라올 수 없도록 하려는 의도이다. 물론 돈이 많은 회사가 투자할 여력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매출 대비 투자비율을 보면 좋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 기준 매출이 243조 원 대비 투자활동현금흐름이 52조 원, 이중 R&D 투자에 18조를 투자했다. 총 투자비율이 약 21%에 달한다. 호황기가 오기 전인 2016년에도 매출 201조 원 대비 29.5조 원, 약 15%를 투자했다. 그들은 어떻게 1등을 유지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세계적 기업인 구글과 아마존도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개선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인 아마존의 경우도 2017년 R&D 비용으로 24조 원을 투자했으며 미국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사람은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투자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러나 겁만 먹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금세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지금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기술을 주로 말했지만 우리가 활용하는 대부분의 것은 기술로 치환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도 기술이고 마케팅도 기술이다. 기술이라는 단어 의미를 단순히 컴퓨팅 같은 기계에 국한되지 않음을 말하고 싶다. 기술은 축적되어야 한다. 어느날 놀라운 기술이 따란 하고 생기지 않는다. 축적된 기술은 어떤식으로든 기업에 보상한다. 무엇에 가치와 중심을 두어야 할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참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4881074

https://brunch.co.kr/@soundsgood/60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5314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