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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May 29. 2021

나는 내 감정이 가장 무섭다

누군가 나를 이끌어줄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그 사람의 흔적들을 따라가면서 내 목표와 길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닦여있는 길을 가는 게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방향성, 꿈, 목표에 대한 방황을 해봤다면 이 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길이 나있다고 해서 고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방향으로 샐 일은 없다.


하지만 대다수는 그런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 그것은 더 많은 고생을 한다는 의미고 때론 그 고생이 헛짓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분노에 박탈감을 느낀다. 길이 아닌 것 같은 길을 걷는 것만큼 힘 빠지는 일이 또 있을까? 차라리 처음 가는 길이라면 흥미롭고 볼거리도 많지만 가다가 막혀서 돌아올게 되면 그것만큼 지치는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런 허무함을 느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걸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인생에 늘 선배가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늘 정답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지나온 수많은 길에 매 순간 그 상황에 맞는 선택을 했을 뿐이고 그것들이 안내한 지금 길을 걷고 있다. 당시엔 정답 같아 보이는 것도 지금 보면 정답이 아닌 것이 있고, 당시엔 다소 엉뚱해 보이는 것이 지금에 와서 결정적 역할을 해낼 때가 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connecting the dots'처럼,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고, 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모른다.


허무함에 익숙해지자. 그리고 허무함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찰하여 앞으로 이끌 수 있도록 근육을 키워보자. 운이 좋아 한번에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한 번에 되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삶은 끝이 안 보이는 도로와 닮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감정과 마주 서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비웃는 타인에게 화를 내는데 익숙하지만 스스로가 스스로의 감정이 비웃는 것에 너그럽다. 그러나 나를 비웃는 것이야 말고 가장 비참하며, 그로 인해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은 앞으로 비참해질 미래로 향하는 것이다. 


나는 나의 감정이 가장 무섭다. 그리고 나는 나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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