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꾸준히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퍼스널 브랜딩 관련 책이 많진 않았지만(기업 브랜딩 기준으로 작성된 게 더 많았으므로) 기업 브랜딩이라 하더라도 우선 보고 어떤 식으로 적용하는지 살펴보면서 브랜딩과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노력의 일환으로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고 관련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다 최근에 한 책을 보고 그간 했던 일들이 모두 삽질임을 깨달았다.
브랜드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란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무언가라 생각했다. 크게 보면 다르진 않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었다. 바로 타인과 나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맺느냐는 것이었다.
내가 그동안 쓴 글은 타인에게 알리기 말을 건네기 위함이자 나 자신을 위한 글이기도 했다. 타인에게 어떤 알림을 전달하기 위해 글을 썼고, 주제도 나름 명확했다. 그러나 블로그 전체로 보면 그래서 '무엇?'이라는 의문을 들게 했다. 즉 명확한 콘셉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서평이라는 명목 하에 잡탕밥을 만들었다. 이것을 음식점으로 비 유하자만 '짜장면 잘하는 집'이라 써놓고 열고 돈가스도 팔고 초밥도 파는 것이다. 음식 솜씨만 좋으면 된다며 위로할지 몰라도, 다수의 사람은 그 음식점을 첫 번째로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나면 거기에 맞는 음식점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것저것 파는 곳에선 한 번에 떠오를 대표음식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짜장면 잘하는 집 이면 짜장면만 잘하면 된다. 수익구조의 개편을 위해 다양화를 할수록 오히려 색을 잃어버리게 된다.
타인과 의미 있는 연결을 해야 한다. 연결 형태가 넓고 복잡할수록 오히려 나를 기억하는 방식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 것에도 첫 번째로 나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실패한 브랜드 이미지요, 마케팅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소비할 때 처음 떠올리는 것을 주로 소비하려 하지 2,3번째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음으로 연속성이다. 하나의 메인 콘셉을 생각했다면 거기에 연관되는 것으로 파생해야 한다. 딴 길로 잠시 새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깊게 박힌 뿌리가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글을 써도 연재물로 쓰기 좋으며 관련 글을 기대하여 보는 사람도 연속해서 보기 편하기 때문에 구독을 누른다. 그러나 글이 중구난방으로 되어 있으면 글 1~2개는 더 볼지언정 연속적으로 보지 않게 된다. 검색 포털에서 자산상담 관련 내용을 검색하다 우연히 좋은 글을 보게 되었는데 그다음 글이 여행지 잘 고르는 법이라는 글이 게재되어 되어있다면 읽던 사람이 특유의 인내심을 발휘해서 다른 글을 찾으려고 노력할까? 십중팔구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다.
브랜드 이미지는 쉽게 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거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브랜드 이미지가 제품이 소비자에게 하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약속을 자주 바꾸는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가?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30년 정도는 가야 하는 것이다. 제품이 안 팔리는데도 브랜드 이미지를 30년이나 유지해야 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답은 간단하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는데도 제품이 안 팔리는 것은 소비자에게 쓸모없는 약속을 했다는 증거다. 예를 들어보자. 아무나 붙잡고 당신이 내일 면봉으로 귀를 팔 거라고 약속하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반면 내일 백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하면 사람들은 그 약속이 정말로 지켜지는지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 <일잘 팀장은 경영부터 배운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마케팅의 목표가 영업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라 했다. 마케팅은 영업도, 광고도 아니다. 마케팅은 고객 관계를 구축하여 고객의 가치를 얻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제품을 명확히 정의해야 하고, 꾸준히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 매번 제품을 소비할 때마다 내가 찾던 그 상품이 맞는지, 잘 만들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면 그 피로도를 감내하기보단 더 좋은 제품이 있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기업은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마케팅과 혁신이다. 마케팅은 영업이 아니다. 마케팅의 목표는 영업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은 생산 활동 주기의 마지막에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있으며 단계마다 있다. - <일잘 팀장은 경영부터 배운다>
이제는 콘셉의 시대라고 본 적이 있다. 아마 트렌드 코리아에서 본 것으로 기억한다. 콘셉을 잡고 꾸준히 업데이트한다는 것은 신뢰를 지켜나가는 행동이자, 고객에게 의미 있는 전달을 하기 위한 행위이다. 때문에 퍼스널 브랜딩을 한다고 한다면 단순히 글을 많이 쓰거나 하는 행위보다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지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이 하나를 깨닫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