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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Oct 23. 2019

책을 통한 학습법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님을

시대라는 바람을 탈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아마 한 가지 맹신하고 있는 듯하다. 뭐든 학습하는데 책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믿음이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책을 봐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책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해서 일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익숙해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지만 책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책은 분명 좋은 도구이다. 읽는 동안 다양한 생각을 하고, 저자와 대화를 하고, 몰랐던 정보를 학습하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말에 괜히 스스로를 특별하게 느끼게끔 하기도 한다.


요즘은 모르는 것을 검색하는데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맛집이나 인기지역을 검색할 땐 네이버를, 배움이 필요할 땐 구글을 검색한다. 그런데 얼마 전 알게 된 어느 분위기 좋은 카페 이름을 들었을 때 네이버가 아닌 인스타그램을 켰다. 텍스트에 익숙한 내게 블로그보단 불편했지만 이미지만 나열해보니 다소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사진이 많은 블로그는 오히려 불편하다고 느꼈었는데 인스타그램은 사진만 있는 페이지가 반기니 오히려 사진을 상세히 살펴보게 된다. 감정선을 텍스트로 묘사한 것도 좋았지만, 나열된 사진을 보면서 유추하는 것이 더 실감 나긴 했다.

최근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구글에서 검색했더니 만족할만한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당시 검색한 문제는 그래픽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글로써 표현되는 해결 방책은 내 머릿속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유튜브를 찾았더니 관련 영상이 몇 가지 검색되었다. 다행히 그중에 내 목적과 부합하는 게 있었고, 영상이라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말로썬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화면으로 보니 쉽게 이해되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검색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스마트폰 중독, SNS 중독이란 부정적인 말에 이런 것들을 무조건적으로 등한시한 적이 있다. SNS의 장점보다는 단점만 보았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SNS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스레 부정적인 측면으로 이야기가 유도되었다. 그러나 가짜 뉴스, 단방향의 뉴스와 정보가 SNS로 인해 많이 상쇄되는 걸 봤다. 그리고 누군가는 SNS의 모임을 적극 활용하여 자기 커리어를 쌓고 있었다. SNS를 부정적 측면만 보는 것보단 긍정적인 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김태훈 이란 사람이 있다. AI개발자로 실리콘밸리에 가게 된 인물이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실리콘밸리가 모셔가는 26살 한국인 졸업생이다. 그는 딥마인드(알파고를 만든 곳)와 애플 논문의 비공개 코드를 구현해 20여 차례 오픈 소스로 공개한 이력이 있으며 구글 브레인 수장 제프 딘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인들은 그의 오픈소스를 보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그의 공부방법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인터넷 매체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만약 SNS을 활용하지 않고 오픈소스를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이만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이처럼 누군가는 SNS와 플랫폼을 강력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https://news.unist.ac.kr/kor/alumni_10/


기술은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게 하는 근간이 된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점심시간에 긴 대기줄을 기다리며 봐야 했던 업무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5분 안에 후딱 해결할 수 있다. 기술은 생활에 편리성을 가져다주는 쪽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세탁기가 믿음직스럽지 않아 모든 빨래를 손빨래하지 않는 것처럼 기술을 내 생활에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삶을 훨씬 윤택하게 해 준다.


한때는 책으로만 가능했던 학습이 이제는 인강,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가 학습을 도와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용도가 퇴색되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보완할 필요가 잇는 것은 충분히 고려하고 보완하는 것이 좋다. 각자가 만족시켜주는 방법을 내게 맞게 적당히 가져와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선입견과 프레임을 용기 있게 깨고 나올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이다
- 토마스 아퀴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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