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Mar 02. 2023

통념이 잘 무너지지 않는 이유

한국교육 시스템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었다. 특히 많이 비난을 받는 것중 하나가 점수로 사람의 인생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더 좋은 점수를 받는 사람은 더 좋은 대학을 가고, 그로인해 그사람의 인생을 어느정도 판단하거나 선입견을 바라보게 만드는 시스템이 잘못되었다고 콕 짚는 것이다.



사실 사람을 단순히 성적 하나로 점수를 매겨 분류하는 것은 좋은방법은 아니다. 게다가 각 분야에 따라 점수는 또 달리 매겨질 수 있다. 예를들어 학교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음식을 잘만든다거나 남다른 계산식을 머릿속에 굴리는 수학천재라든가, 국어는 잘 못하지만 영어는 매우 잘하는 등 저마다 몇가지 분야에 특출난 성향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점수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잘못되었다 라는 말에 모든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면 분명 한국 교육시스템은 무너졌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시장은 여전히 잘 운영된다. 왜그럴까? 정말로 점수가 의미가 없다면 저렴한 학원에 보내도 괜찮았을 것이 여전히 교육열이 높은 학원, 성적을 잘 올려주는 학원을 선호한다. 학원을 갈거라면 성적을 올려줄 수 있는 좋은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게 바로 일반적 통념이다.



아이 교육에 특별한 철학을 가진게 아니라면 남들이랑 비교했을때 평균이상 혹은 평균이라도 되길 바라는게 부모님의 마음이다. 내가 지인과의 대화에서 깜짝 놀랬던 것중 하나는 어느 부모도 아이를 데리고 실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대상으로 운명을 시험해보려고 할까? 최대한 안정적이고 확실한 길을 보내고 싶어하는건 당연하다. 즉 성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를 학원에 몇개월을 돈까지 내면서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는 아무도 없다. 그래서 좋은 학원은 늘 자리가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지만 그래도 보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반적 통념이 잘 안무너지는 이유다. 특별한 대안이 없다면 평범한 기준을 따라가려 한다. 이것이 비극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시한번 떠올리자. 그 어느 부모도 자식을 데리고 테스트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부모를 보면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책임과 무게, 비난을 받아도 버틸 용기에 감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w시선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통념은 영영 깨지지 않는 단단한 무쇠같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상황이 변하거나 환경이 변하면 통념도 무너져 내린다. '좋은 대학이 좋은 인생을 보장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이 통계적으로 높은 결과치가 나오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종종 보게되는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성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문 케이스다. 그것이 과반수 이상인 것처럼 생각하면 안된다. 예외는 예외일 뿐이다. 또한 좋은 대학을 갔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의미가 전부가 아닌 그 이상의 보이지 않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통념을 거스르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통념을 거스를려면 왜 그 통념이 생겼는지 좀더 높은 단계에서 지켜봐야 한다. 단순히 '이것은 잘못되었어'라고 말하는 건 공감은 얻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얻을 순 없다. 지구환경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중 하나가 축산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구환경을 위해 고기를 먹으면 안된다고 말하면 얼마나 공감하고 실천할까? 통념을 거스른다는 것도 어찌보면 이와 마찬가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