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은한 삶

하늘은 한국 가을 하늘이지

폭풍전야 feat. 힌남노

by Lena Cho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이

좋다, 더욱이 오늘이 금요일 아니더냐...


그런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소리가

심상치가 않다, 더욱이 테라스에 식물들이

있다 보니 식물들의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숲 속의 바람소리 같다.

태풍전야제처럼 요즘 하늘이 그림이다

제발 이 번 태풍에도 잘 버텨 주기를 바라면서

화분들을 좀 더 안쪽으로 서로 밀착시켜 놓고

펼쳐 놓았던 의자들이며, 이것저것 점검을

하는데 혼자 사는 게 만만치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가끔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챙기고

해결해야 하는 1인 가구 생활이 때론 힘에 부칠

때도 있다.

요즘 같은 때 예쁜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좋아

창문을 자주 활짝 열어놓고 있는데 특히

다른 건 아니고 며칠 전 테라스에 식물들이 있어

그런지 아주 괴상한 벌레가 거실로 들어왔다.

으악, 식물은 좋지만 벌레는 너무 싫은 걸 넘어

공포 수준인데 공생할 자신이 없으니 어찌

할 수가 없어 에프킬라를 집중 분사한 뒤, 거의

1/3은 쓴 거 같다.


그러고 나서 마음의 안정이 필요해서 벌레를

A4용지로 살포시 덮어 논 뒤 그날은 좋아하는

거실에서의 휴식은 뒤로 하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런데 방에 누워있는데도 머릿속은 온통

'거실에 있는 저 벌레를 어떻게 치울까'로

머릿속이 가득 찼고 그러다 보니 마음까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렇게 힘든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큰 맘을 먹고 벌레를

치웠다. 눈이 안 좋아 안경을 쓰지 않으니

자세히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일 이후 여름도 끝나가는 마당에 킬라를 두 통이나 삼

이 작은 벌레에도 이 정도 데 산속에서 혼자

살고 싶단 생각은 어떻게 했는지 무지한

나 자신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난다...

앞으로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 시청은

좀 자제하기로 하자..;


그나저나 태풍이 우리나라는 살포시 피해

가기를 바래본다, 아니면 태풍 말고 잔잔하게

보슬비 정도 뿌리고 가기를...


*표지 사진은 오늘 점심시간에 찍은 창경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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